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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지금 아니면 유치원 개혁 또 못해… 갈 데까지 가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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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지금 아니면 유치원 개혁 또 못해… 갈 데까지 가 보겠다”

입력
2018.10.22 04:4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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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 진행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사립유치원 비리 척결 의지를 밝히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 진행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사립유치원 비리 척결 의지를 밝히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문재인 정부, 지금이 아니면 못한다. 교육비리와 거침없이 맞설 생각이다.”

누리과정 예산 지원금을 유용한 사립유치원 명단을 공개해 국정감사 최대 스타로 떠오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진짜 속도전”이라며 “유치원 비리와 관련한 제도 개선을 끝내고, 사학비리, 연구비리까지 거침없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여당 소속이라고는 해도 초선 국회의원이 선거의 승패를 뒤바꿀 정도의 힘을 가졌다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을 상대하기는 버거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맡겨놓은 자녀가 볼모처럼 여겨져 벙어리 냉가슴 앓기만 했던 시민들이 지원군이 돼줬다. 박 의원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좀 더 하룻강아지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면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1㎝라도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도록 밀고 나가는 것, 그것이 정치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누리과정 지원금이 먹잇감이 됐다. 민주당이 확충에 공을 들여온 예산이기도 하다.

“우리가 뽑은 시도교육감, 그 많은 진보교육감들은 다 뭘 하고 있었는지 화가 난다. 이름만 진보면 되나, 하는 일이 진보여야지. 교육부도 일이 이 지경이 된 걸 이미 다 알고 있었다. 이 분들이 자기 할 일을 외면하고 비리를 방치하고, 수수방관하면서 학부모들은 오랫동안 학습권, 교육선택권을 침해 당했다.”

-교육감들도 사립유치원 비리 대응에 소극적이었나.

“선거와 관련해 연합회의 눈치를 너무 많이 봤다. 규모가 큰 이익집단이다 보니 모르긴 해도 두려웠을 수 있다. 한유총의 기자회견을 보면 지금도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보인다. 국민들에게 ‘미안합니다.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세요’라고 하면서 ‘언론과 박용진 너는 좀 이따 법정에서 보자’고 한다. 관료집단을 손아귀에 쥐고, 언론의 입을 틀어막은 뒤 비리를 지적하는 사람의 손가락을 부러뜨리겠다는 뜻 아니겠나.”

-표를 얻어야 사는 정치인 입장도 다르지 않을 텐데.

“머릿속에 계속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이 있다. 2005년 삼성에서 이른바 ‘떡값’을 받은 검사 7명의 명단을 폭로한 ‘삼성 X파일’ 사건 당시 모두가 박수 쳤다. 하지만 대중의 관심이 사라진 뒤 외롭게 홀로 남게 됐고, 끝내 법원 판결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했다. 결국엔 나 혼자 감내해야겠구나 하는 각오로 시작했다.”

-제도 개선이 숙제인데, 입법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갈 수 있는 데까지 가 볼 생각이다.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3법을 당론으로 발의할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제도 개혁은 타협의 과정이 될 거라 본다. 야당 의원 중에는 사학재단 관계자가 더러 있고, 사립유치원과 직ㆍ간접적으로 관련된 분들도 적지 않다. 결국 이분들과 한유총이 대화의 장에 나오지 않겠나. 타협을 거부할 생각은 없다.”

-양보할 수 없는, 핵심 제도 개선 과제는 뭔가.

“국가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의 에누리 없는 도입이다. 당 지도부의 생각도 같고, 유은혜 교육부총리에게도 분명히 뜻을 전달했다. 한유총 비대위는 벌써부터 에듀파인을 자신들의 사정에 맞춰 바꿔 쓰겠다고 한다. 이번에 감사에서 적발된 것도 자신들은 잘못한 게 없는데 회계시스템과 규칙이 자신들과 안 맞아서라고 강변하고 있는 마당이다. 결국 지금처럼 예산을 써도 문제가 적발되지 않게만 하겠다는 거다.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 게 아니면 할 수 없는 생각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보와 인터뷰하며 사립유치원 비리 실태와 개선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보와 인터뷰하며 사립유치원 비리 실태와 개선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박 의원은 유독 센 상대와 맞서고 있다. 20대 국회 전반기 정무위 소속일 때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차명계좌를 비롯해 금융실명제법 적용의 문제점을 바로잡아 상반기에만 1,093억원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당 안팎의 관심과 응원을 한 몸에 받기는 처음이다. 박 의원은 “응원한다며 누구 엄마, 어디 사는 누구라며 1만원, 2만원씩 보내주는 후원금을 받아 보니, 이제야 정말 정치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여권의 굵직한 이슈들을 주도해왔지만 유독 비주류로 여겨진다.

“미운 오리 박용진이 국감 스타로 거듭났다고 하는 얘기도 들었다.(웃음) 김종인 전 대표 당시 대표 비서실장을 맡았단 이유로 문자폭탄을 받기도 하고, 이른바 억울한 일을 많이 겪기는 했다. 이번에는 그간 오해했다며 응원 문자가 많이 온다. 친문 인증을 받았다고 해야 하나. 문재인 정부이기 때문에 유치원 비리라는 거악에 맞서 국민과 힘을 합쳐 밀어붙일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이 아니면 못할 일들이다. 실질적인 제도 개선까지 끌고 나가야 한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o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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