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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고 자연스럽게… 장사익, 노래로 삶을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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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고 자연스럽게… 장사익, 노래로 삶을 돌아보다

입력
2018.10.21 16:13
수정
2018.10.21 19:2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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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4, 25일 ‘자화상 七’ 공연

소리꾼 장사익. 한국일보 자료사진
소리꾼 장사익. 한국일보 자료사진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이렇게 뚝배기 같은 한국적 소리를 내는 가수가 또 있을까. 소리꾼 장사익은 지난 2월25일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애국가를 구성지게 불러 큰 울림을 줬다. 욕망을 초월한 노장의 입에서 나온 관조적 소리는 국가에도 서정을 입힌다.

장사익이 다음달 24,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재즈부터 국악까지 동서양의 장르를 아우르는 융합의 무대다.

소리꾼은 공연 제목을 ‘자화상 七(칠)’이라 붙였다. 올해 ‘칠 학년’(70대)이 된 가수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마음으로 노래를 하려고 정했다고 한다. ‘자화상’은 윤동주가 세상에 남긴 시이기도 하다.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장사익은 ‘자화상’을 흥얼거리다 만든 곡들을 엮어 다음달 9집도 낸다. 평소 입에 시를 달고 사는 그의 새 앨범엔 여전히 시구가 흐른다. 장사익은 요절 시인 기형도의 시 ‘엄마 걱정’과 시인 곽재구의 시 ‘꽃길’ 등을 노래로 만들었다.

장사익은 1994년 1집 ‘하늘 가늘 길’로 늦깎이 데뷔했다. 나이 마흔다섯이었다. 상고를 졸업한 뒤 보험회사를 시작으로 독서실 운영, 딸기 장수를 거친 장사익의 노래엔 애수가 가득하다. 그를 세상에 알린 대표곡 ‘찔레꽃’엔 곰삭은 삶이 켜켜이 쌓여 있다. 늦은 나이에 데뷔해 8장의 앨범을 내 한국적 소리를 길러 온 장사익은 2015년 위기를 맞았다. ‘찔레꽃’ 전국 순회공연을 마친 뒤 성대에 이상이 왔다.

목에 자리한 혹을 도려낸 뒤 그의 목소리는 다시 생명을 찾았다. 치료 이후 이번 공연과 앨범 발매를 준비했다. 장사익은 “우리들 인생의 시간과 비슷한 야구 경기는 9회를 치른다. 어느덧 난 종반전을 향하고 있다”며 “매회 최선을 다해야겠다. 기력도 감각도 느슨해진 지금, 힘 빼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노래를 하려 한다”고 밝혔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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