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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불신과 불안이 문제… 희생과 칭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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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불신과 불안이 문제… 희생과 칭찬 필요”

입력
2018.10.21 12:18
수정
2018.10.2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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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최용수 감독이 2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K리그1(1부 리그) 제주와 경기에서 선수들을 지시를 내리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 최용수 감독이 2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K리그1(1부 리그) 제주와 경기에서 선수들을 지시를 내리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독수리’ 최용수(45) 감독의 서울 사령탑 복귀전은 순탄치 않았다. 계약절차가 마무리된 지난 11일 곧장 경기 구리시 클럽하우스로 달려가 선수단 면담을 시작으로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자신이 마지막으로 서울 벤치에 앉았던 약 2년4개월 전에 비해 전력도 떨어지고 팀 분위기도 가라앉아 있었다. 이런 모습은 최감독의 복귀전이자 스플릿라운드 이전 마지막 경기였던 제주전에서도 뚜렷했다.

서울은 20일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2018 K리그1(1부 리그) 경기에서 경기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다 후반 37분 수비실수로 찌아구(30ㆍ브라질)에 결승골을 내주고 패했다. 제주는 이날 승리로 4년 연속 스플릿A(1~6위) 진입을 확정했다. 일찌감치 스플릿B(7~12위)로 분류된 서울은 남은 스플릿라운드 5경기에서 강원ㆍ대구ㆍ상주ㆍ전남ㆍ인천과 강등권 탈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우승경쟁에 익숙했던 최감독에게도 이런 경험은 낯설다.

20일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최감독은 “우리(서울)의 원래 모습은 이런 게 아니”라며 “아직 시즌이 남아있는데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져있고, 내부에 대한 보이지 않는 불신이 있다”고 진단했다. 축구인생의 상당부분을 함께한 팀의 현주소에 대한 안타까움이 짙게 묻어났다. 그는 1994년 서울의 전신 LG치타스서 프로선수로 데뷔한 뒤 해외진출 시기를 제외하고선 선수로든 지도자로든 K리그에선 다른 팀 유니폼을 입어본 적이 없다.

서울 선수들이 2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K리그1(1부 리그) 제주와 경기에서 패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 선수들이 2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K리그1(1부 리그) 제주와 경기에서 패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당장 강등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해야 하는 사명을 떠안은 최감독은 “서울의 경기를 봤을 때 공격과 수비가 따로 움직이는 모습이었다“며 “이겨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골을 넣고도 불안해 했다”고 짚었다. “팀이 위축돼 있는 데, 조금 더 시끌벅적 해졌으면 한다”고도 했다. 20분 남짓 인터뷰에서 드러난 최감독의 ‘진단서’엔 불안 강박 불신 위축 등의 단어가 나열돼있었다. 감독이 바뀌었다고 해서 한 번에, 쉽게 사라질 문제들은 아니란 걸 최감독도 잘 안다. 그는 “아직 갈 길이 멀고 험하다”고 했다.

그러나 절망을 얘기하기엔 이르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최감독이 내놓은 처방전에선 ‘희생’과 ‘칭찬’이란 단어가 나왔다. 그는 “감독이 직접 기강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수들이 (스스로)더 뛰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져있다 보니 잘 할 수 있음에도 장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금 선수들에겐 칭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감독 본인부터 ‘긍정 마인드’로 팀 분위기를 이끌겠단 생각이다. 실제 그는 요즘 항상 출근길이 즐겁다고 한다. “물론 출근하면 머리 아픈 일도 많지만, 복귀 후 마음이 편안해지고 생각이 맑아졌다”며 요즘 기분을 전했다. 서울 사령탑 복귀를 놓고 “운명이라고 본다”고 얘기한 최감독은 “서울에서 (축구인생의)꽃을 피우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서귀포=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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