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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에 GPS 무료 보급... 작년 실종 30명 모두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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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에 GPS 무료 보급... 작년 실종 30명 모두 귀가

입력
2018.10.21 15:00
수정
2018.10.21 16:4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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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를 활용해 독거노인의 생활 편의를 높이는 SK하이닉스의 실버프렌드 서비스 로고.
ICT를 활용해 독거노인의 생활 편의를 높이는 SK하이닉스의 실버프렌드 서비스 로고.

‘치매 극복의 날’인 지난달 21일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박성욱 부회장은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감사패를 받아 들었다.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과 경찰이 주는 감사패가 어떻게 연관되는지 쉽게 떠오르지 않지만, 둘 사이의 연결 고리는 ‘기억장애 수호천사’다.

‘행복GPS’라고도 부르는 기억장애 수호천사는 SK하이닉스가 3년 전부터 무상으로 보급하고 있는 손목밴드 형태의 배회감지기다. 치매 노인이 차고 있으면 실종 신고 접수 시 신속하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행복GPS를 착용한 치매 노인 가운데 실종신고가 접수된 30명은 모두 무사히 귀가했다. 이들의 위치 확인에는 평균 66분이 소요됐다. 국내에서 실종 치매 노인 위치를 파악하는데 걸린 평균 시간(708분)을 10분의 1 이하로 단축했다. 박 부회장은 감사패를 받은 뒤 “행복GPS 보급 대상을 넓혀 치매 노인은 물론, 다양한 기억장애 계층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실버 프렌드’

SK하이닉스는 기억장애 수호천사 이외에도 독거노인 증가 등 고령화로 인한 사회문제에 주목하며 해결 방안을 찾아왔다. 가장 잘하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실버 프렌드’도 오랜 고민을 통해 나온 방안이다.

지난 5월 SK하이닉스는 보건복지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정부의 ‘독거노인 사랑 잇기’ 사업 지원에 나섰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독거노인에게 대화가 가능한 음성제어 서비스 등을 무상 지원하는 것이 ‘실버 프렌드’의 골자다.

박성욱(오른쪽) SK하이닉스 부회장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5월 독거노인에게 실버 프렌드를 제공하는 내용의 MOU 체결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박성욱(오른쪽) SK하이닉스 부회장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5월 독거노인에게 실버 프렌드를 제공하는 내용의 MOU 체결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실버 프렌드 서비스를 위해서는 독거노인 거주 공간에 음성인식 AI 스피커와 IPTV, 스마트홈 스위치 등이 필요하다. 이것들을 연결하기 위한 와이파이도 필수적이다.

시스템을 갖춘 독거노인들은 AI 스피커로 대화를 할 수 있고, 즐겨 듣는 노래 재생도 음성으로 가능하다. 와이파이로 연결된 스위치는 음성으로 TV와 조명을 제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생활 편의도 향상된다.

실버 프렌드는 위험한 상황을 사전에 막는 역할도 수행한다. 보건복지부 산하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의 지역 거점이나 수행기관이 AI 스피커, IPTV 등의 데이터 사용량과 사용 패턴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응급상황으로 판단되면 생활관리사들이 방문한다.

SK하이닉스는 우선 내년 말까지 사업장이 있는 경기 이천시와 충북 청주시의 독거노인 2,000명에게 실버 프렌드를 순차적으로 제공한다. 효과가 검증되면 전국의 독거노인으로 제공 대상을 넓혀 나갈 방침이다.

임직원들은 IT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이 실버 프렌드 서비스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SK하이닉스 임직원들로 구성된 ‘실버프렌드 봉사단’ 1기는 지난달부터 독거노인 가구를 주기적으로 방문해 사용법을 알려주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CT 기반 독거노인 커뮤니티 케어 국제 심포지엄’에 참가,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실버 프렌드를 소개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선다

기업의 본질은 이윤 획득이지만, 기업의 뿌리를 내린 사회와 공존하지 않고는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될 수 없다. 사회적 가치가 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것도 같은 이유다.

‘나눔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행복을 만드는 기업’을 추구하는 SK하이닉스는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일자리를 만들어 취약계층 노인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행복교복 실버천사’, 과학인재 육성을 위한 ‘하인슈타인(SK하이닉스+아인슈타인)’ 등 활동 대상과 분야도 다양하다.

협력사와 동반성장은 SK하이닉스의 최우선 경영 목표 중 하나다. 지난 2008년 동반성장 업무를 전담하는 ‘상생협력팀’을 만든 SK하이닉스는 금융ㆍ기술ㆍ경영 지원을 통한 1~3차 협력사의 실질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금융지원 프로그램 중에서는 2011년부터 운영 중인 ‘동반성장펀드’가 대표적이다. 올해부터는 2ㆍ3차 협력사를 위해 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신설했고, 협력사 간 현금결제를 지원할 목적으로 1,000억원 규모의 ‘현금결제지원펀드’까지 꾸렸다. 이밖에 ‘동반성장보험’과 수시로 대출이 가능한 ‘네트워크론’ 등도 운영한다.

지난 4월 SK하이닉스의 공유인프라 플랫폼 설명회에 참석한 40여개 협력사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지난 4월 SK하이닉스의 공유인프라 플랫폼 설명회에 참석한 40여개 협력사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협력사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111건의 특허도 무상으로 이전했다. 공동 기술개발을 통해 협력사의 원가절감, 기술혁신, 매출 확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술 잠재력이 높은 중소 협력사를 집중 육성하기 위한 ‘기술혁신기업’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올해 2기 기술혁신기업을 선정했다.

지난 4월에는 ‘공유인프라 포털’을 만들어 SK하이닉스가 축적해온 반도체 지식과 노하우를 협력사들에 전수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제조 공정은 협력사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된다”며 “협력사의 기술력 상승이 SK하이닉스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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