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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심장 줄기세포 연구, 조작 판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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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심장 줄기세포 연구, 조작 판명

입력
2018.10.1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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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줄기세포 연구로 유명한 미국의 심장혈관의학자 피어로 앤버사가 실험결과를 조작했다는 결론이 나와 최소 30여개 논문이 게재 취소될 상황에 놓여 있다. 자료는 가공됐고 이미지 일부에도 수정을 가했다는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의 유서 깊은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은 17일(현지시간) 2011년 게재된 앤버사의 ‘심장 줄기세포’ 연구 관련 논문 1개의 게재를 취소하고 그의 이전 논문도 재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게재 취소는 과학 연구 영역에서 저자의 결론을 완전히 부정하는 결정으로 논문이나 연구가 의도에 관계없이 중대한 오류가 있다는 의미다. 해당 논문은 2011년 게재 당시 다수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앞서 앤버사가 속했던 하버드대 의대와 보스턴 브리검앤드위민스 병원은 15일 공동성명을 통해 앤버사가 일부 논문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가공하고, 이미지도 수정한 흔적이 있다는 내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데이터는 총 31개 논문에 인용됐으며 각 논문이 게재된 학술지에 해당 사실을 알렸다고 하버드대 측은 밝혔다.

앤버사는 2001년 심장에 자체 재생하는 줄기세포를 발견했다는 발표로 큰 명성을 쌓고 수천만달러에 이르는 연방 연구지원금도 받았다. 하지만 그가 발견했다는 ‘C키트’ 줄기세포가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에는 발견되지 않았고, 연구의 진실성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됐다. 결국 미국심장협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순환’에서 2014년 그의 논문 하나를 처음으로 게재 취소했다.

의혹이 계속 이어진 가운데 하버드대는 2013년 내부조사 절차에 착수했지만 결론을 내리는 데에 무려 5년이 걸렸다. 그 도중인 2015년 앤버사 교수팀은 하버드대를 은밀히 떠났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과 APㆍAFP 등 통신사들은 앤버사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나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전했다.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국립심폐혈연구소(NHLBI)는 논란의 심장 줄기세포를 심장질환 환자에게 투여하는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며, 이 발견을 활용한 심장 치료 스타트업 기업도 여전히 영업 중이다. 2014년 “심장에는 줄기세포가 없다“며 앤버사의 연구 결과를 부정한 연구자들 중 가운데 한 명인 신시내티아동심장연구소의 제프리 몰켄틴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에 회의적인 심장병 연구자들은 이미 관련 실험을 그만둔 상태로 다른 연구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관련 기업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그저 (치료가 된다고) 믿고 싶을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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