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행위 범위 명확히 정해지면 관련산업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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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로 꼽히는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법적 가이드라인이 연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웨어러블 기기나 정보통신(IT) 기술을 활용해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헬스케어 서비스의 의료법 저촉 여부가 명확하게 가려질 경우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법령해석위원회’는 지난달 중순부터 주요 헬스케어 서비스가 의료법상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위한 심의를 본격적으로 벌이고 있다. 의료법(제27조)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원회가 검토하는 핵심 쟁점은 △보험사나 헬스케어 서비스 업체가 고객으로부터 건강상태나 질병 유무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는 행위 △고객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달성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 시 소정의 인센티브(보험료 할인, 쿠폰 등)를 제공하는 행위 △고객의 생활습관 측면에서 개선점을 조언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 등이다.

정부는 지난 2월 ‘현장밀착형 규제혁신 추진방안’을 발표하며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의료행위 범위를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후속 조치로 설립된 법령해석위원회는 지난 5월 닻을 올렸지만 그 동안은 가시적 성과가 없었다. 위원회는 정부, 보험업계, 의료계, 소비자단체 등이 추천한 변호사와 당국자 11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가 쟁점 사안에 대해 자문하면 소관부처인 복지부가 최종 유권해석을 내린다.

정부 유권해석까지 나오면 헬스케어 산업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진 어떤 서비스가 의료법에 저촉되는지 불분명해 보험상품 등 개발이 제한됐다. 한 헬스케어 업체 임원은 “소비자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날로 다양해지는데 상품 개발 때마다 정부에 문제가 없는지 질의해야 해 불편하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고객의 혈당수치 등 건강지표를 적극 관리하는 해외와 달리 국내 건강증진 보험상품은 많이 걸으면 보험료가 할인되는 형태로 단순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2년 2조2,000억원이었던 국내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0년엔 1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헬스케어 업계는 그 동안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어도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발목이 잡혀 있었다. 헬스케어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규제 범위가 명확해져 상품 개발이 활발해 지면 관련된 일자리도 늘어나 사회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령해석위원회 관계자는 “이달 말 추가 회의를 거쳐 연내에는 헬스케어 가이드라인을 도출할 계획”이라며 “우선적으로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문제부터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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