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하고 쫀득한 촉감의 ‘슬라임’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이’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장난감! 주말이면 슬라임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카페가 20, 30대로 북적일 정도인데요. 슬라임 만지는 소리가 담긴 유튜브 영상은 조회 수가 2,000만 건을 훌쩍 넘을 정도로 덩달아 인기입니다. 마사지 받는 소리, 책 읽어주는 소리 등이 담긴 영상들도 20, 30대가 잠들기 전이나 쉴 때 즐겨 듣는 영상으로 꼽힙니다. 이처럼 최근 촉각, 청각 등 낯선 감각에 어른이들이 사로잡힌 이유가 무엇인지 한국일보가 살펴봤습니다.

제작=김수진 인턴기자

끈적하고 말랑한 점액질 형태의 장난감, 슬라임. 몇 년 전 초등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슬라임에 최근 2030세대가 열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수 아이유가 자신의 SNS에 슬라임을 가지고 노는 영상을 올리면서 2030세대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탄 것인데요.

“쫀득거리는 걸 늘렸다 구기기도 하면서 속 시원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머릿속도 깨끗해지는 것 같아요.” (슬라임 카페에 방문한 한예원(29)씨) 끈적거리는 장난감이 다 큰 성인에게 인기가 많은 까닭은 '묘한 성취감'과 '심리적 안정감'. 슬라임을 만지작거리며 보내는 '멍 때리기'는 휴식을 취하는 것 같은 만족감을 줍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무력감에 빠져 있던 기분을 슬라임이 조금은 위로해 주는 것 같아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백현지(24)씨) 원하는 대로 모양을 마음껏 변형시킬 수 있다는 점은 참아야 하는 일이 많은 어른이 슬라임에 만족하는 이유 중 하나.

한편, 최근엔 구슬 같은 액세서리가 들어간 슬라임 제품이 특히 인기가 높은데요.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ASMR*이 유행하면서 만질 때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원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 ASMR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자율 감각 쾌락 반응)

슬라임 말고도 마사지를 받거나 귀지 파는 소리가 담긴 ASMR도 2030세대에게 인기입니다.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는 ASMR은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 ASMR은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하고 고통도 완화해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SMR 효과 관련 연구를 진행한 닉 데이비스 교수) 실제로 ASMR 효과는 연구조사 결과 입증되기도 했는데요. 영국 스완지대 심리학과의 설문조사에서 ASMR 영상을 정기적으로 본다고 밝힌 이들 중 98%가 심리적 안정을 얻었다고 답했습니다.

“일상에 지치고 피로할수록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촉감과 청각 즉, 새로운 감각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커집니다”. (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 전문가들은 최근 ASMR의 인기에 낯선 감각이 주는 쾌락과 간단하고 직관적 행위만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은 욕구가 반영됐다고 설명합니다.

“ASMR 영상의 인기가 점차 커진다는 건 그만큼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신호죠.” (국내 1세대 ASMR 영상 유튜버 ‘미니유’ 유민정(30)씨) 순간의 안정감만을 찾는 심리가 투영됐다는 씁쓸한 시선도 있습니다만, 위로받고 싶은 어른들이 늘고 있다는 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 아닐까요.

원문_맹하경, 변태섭 기자 / 제작_김수진 인턴기자

사진출처_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유튜브(PomPomToys, Dana ASMR), 아이유 인스타그램(@dlwlrma) 캡처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