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원포인트경영학] 인생 데이터 분석 기반 주택ㆍ車 대출까지 넓혀

알림

[원포인트경영학] 인생 데이터 분석 기반 주택ㆍ車 대출까지 넓혀

입력
2018.10.20 10:00
10면
0 0
김성준 렌딧 대표ㆍ디지털금융협의회 운영위원장
김성준 렌딧 대표ㆍ디지털금융협의회 운영위원장

사회적 금융(소셜파이낸스)이란 뜻의 소파이(SoFi)는 2011년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동창생인 마이크 캐그니, 댄 맥클린, 제임스 피니간, 이안 브래디가 설립한 미국의 대표적인 개인간(P2P) 금융기업이다. 미국 내 경쟁사인 프로스퍼와 렌딩클럽이 2005년과 2006년에 설립된 것에 비하면 시작은 늦었지만 매출 경쟁에선 렌딩클럽 5억7450만 달러, 소파이 5억4700만 달러, 프로스퍼 1억1620만 달러로 렌딩클럽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소파이의 눈부신 발전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틈새 시장을 찾아 집중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소파이가 첫번째로 만들어 낸 대출자와 투자자 연결은 스탠포드대 안에서 이뤄졌다. 40명의 스탠포드 졸업생이 평균 5만 달러씩을 투자해 200만 달러를 만들어 총 100명의 스탠포드 재학생들에게 대출을 해줬다. 이처럼 소파이는 학자금 대환 대출에 특화된 P2P금융기업으로 출발했다. 비싼 주정부의 학자금 대출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낸 것이다. 고정 금리 연 3.899%~7.804% 또는 변동금리 연 2.480%~6.990%로 대출 기간에 따라 최고 8.95% 또는 9.95%가 넘지 않는 소파이의 학자금 대출은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이미 25만여명의 학생이 180억달러(약 18조원)의 학자금을 소파이에서 대환했고, 이들 중 98%는 친구에게 소파이를 권유하겠다고 응답했다.

주목할 점은 소파이의 신용평가모델이다. 미국의 주요 신용평가기관인 엑스페리안(Experian) 트랜스유니온(TransUnion) 에퀴팍스(EquiFax)의 평가가 반영된 ‘피코(FICO) 스코어’나 신용평가사들이 함께 만든 ‘밴티지스코어’와 더불어 대출자의 현금유동성과 수익의 안정성 등을 복합적으로 평가한다. 대출자의 학력과 직장 경력이 데이터 분석의 주요한 소스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소파이에 따르면 수익이 일정 수준에 머무는지 혹은 증가 추세인지 등이 신용평가에 반영된다. 만약 자신의 직종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면 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바로 이 부분에 소파이가 급성장한 두번째 비결이 숨어 있다. 소파이는 이렇게 분석한 학자금 대환 대출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대출 서비스를 개발해 나갔다. 학자금 대출에 이어 개인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자동차대출 등을 연이어 선보인 것이다.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들의 인생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들과 함께 회사도 역시 성장해 나간 셈이다. 학업, 직업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가한 우량 신용 대출자와 함께 소파이의 신용도도 높아졌다. 2016년 미국 P2P금융기업 중 최초로 무디스에서 AAA 등급을 받기도 했다.

소파이는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1조원을 투자한 P2P금융회사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2015년 10월 시리즈E 투자에 소프트뱅크가 미국의 유명 벤처캐피털과 함께 참여한 것이다. 대출 서비스를 100% 온라인 비대면으로 간소화하고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기존 금융권이 하지 못한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을 만들어 학자금 대환대출이라는 특정 분야의 대출을 획기적으로 혁신해 낸 테크핀 기업의 기업 가치가 인정된 순간이다.

P2P금융은 기술을 기반으로 정교한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해 온라인 상에서 대출을 집행하는 기술(테크ㆍTech)과 금융(핀ㆍFinance)이 융합된 산업이다. 소파이 성장의 비밀에서 부동산 쏠림 현상이 지적되고 있는 국내 P2P금융산업이 나아갈 길을 찾아볼 때다.

김성준 렌딧 대표ㆍ디지털금융협의회 운영위원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