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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한 문제 복잡하다” 미묘한 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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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한 문제 복잡하다” 미묘한 심경

입력
2018.10.16 15:19
수정
2018.10.16 19: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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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허리케인 마이클에 피해를 입은 조지아주를 방문해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허리케인 마이클에 피해를 입은 조지아주를 방문해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북한과 관련해 기존의 낙관론을 유지하긴 했으나 “복잡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조기 개최를 거론했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을 11월 중간선거 이후로 미루고, 북미간 비핵화 실무 협상도 진척되지 않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허리케인 마이클 피해 지역을 방문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매우 잘 돼가고 있다. 관계들도 매우 좋다”며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그것(북한 문제)은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 70년 동안 아무도 하지 못한 것을 우리가 3∼4개월 만에 해낸 것을 여러분도 안다. 북한 문제는 매우 잘 돼가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관련 언급은 시기마다 특정 문장을 반복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북한과의 관계가 좋다며 대북 정책의 성과를 과시하는 언급은 6ㆍ12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구사해온 것이지만 “복잡하다”는 말은 거의 쓰지 않던 용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관련해 이런 표현을 사용한 경우는 지난 7월 아무 성과를 내지 못했던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6ㆍ12 정상회담 직후 “유해를 돌려받았다”고 자찬했으나, 유해 송환 협상이 더디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자 언론 인터뷰에서 “(유해 송환은) 빨리 진행되는 일이 아니다. 과정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 무렵은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만나지 못해 북미간 갈등이 표면화하던 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도 대외적으로는 북한 문제를 낙관하며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으나 참모들에게는 북한과의 더딘 협상에 불만을 토로했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이로 미뤄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뒤에 나온 “복잡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는 3차 방북 뒤와 엇비슷하게 협상 난항에 대한 불편한 심경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북미는 지난 7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실무 협상을 즉각 가동하기로 했지만 10일이 지나도록 안개 속이다. 협상 당사자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8일 “어젯밤 내 카운트파트너에게 가능한 빨리 보자고 초청장을 발송했다”고 말했으나, 국무부는 이날도 “북한과의 만남에 대해 이 시점에서 발표할 회담이나 출장은 없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대신 16일부터 러시아 모스크바, 프랑스 파리, 벨기에 브뤼셀 방문에 나선다. 일각에서는 비건 대표의 유럽 순방이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의 협상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이 공개적으로 천명한 북한과의 실무 협상을 굳이 숨길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현재로선 북한으로부터 응답을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실무 협상 장소로 제안한 오스트리아 빈은 북한과 악연이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곳이어서 북한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도 낮다. 워싱턴 소식통은 “업무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비건 대표가 각국의 카운트파트너를 만나기 위한 일정으로 안다”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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