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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청구 즉시 지급" 보험사들 앞다퉈 자동심사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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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청구 즉시 지급" 보험사들 앞다퉈 자동심사 구축

입력
2018.10.17 04:40
수정
2018.10.17 14:3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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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 박구원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박구원 기자

지난달 건강검진을 받은 직장인 박모(48)씨는 대장내시경 과정에서 용종이 발견돼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후 박씨는 자신이 가입한 질병보험(한화생명)을 통해 보험금을 받기 위해 청구 절차를 문의하자 담당 보험설계사가 박씨를 찾았다. 설계사가 박씨에게 진료 내역을 듣고 태블릿PC에 관련 정보를 입력하자 곧바로 박씨 통장에 수술비 30만원이 입금됐다. 박씨는 “생각보다 보험금이 너무 빨리 지급돼 놀랐다”며 “전화 한 통 없이 간편하게 수술비를 보장받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인슈테크(InsureTechㆍIT와 결합된 보험 서비스)의 일환으로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동심사 체제를 도입하는 보험사가 늘어나고 있다. 청구와 동시에 보험금이 지급됨으로써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민원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2015년 ‘자동심사지급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가입자의 보험금 청구 내역이 입력되면 인공지능(AI)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전에 설정한 지급 조건에 부합하는지 판별하고 지급 사유에 부합하면 즉시 보험금이 지급되는 방식이다. 가입자가 종이 서류를 제출할 경우엔 광학 문자 판독장치(OCRㆍOptical Character Recognizer)가 문서 내용을 자동으로 인식해 필요한 정보를 추출한다. 사람이 서류를 하나하나 분석하지 않기 때문에 청구부터 지급까지 시차가 없다. 한화생명의 연간 지급 보험금 4분의 1이 자동심사로 처리되고 있다. 서용성 한화생명 보험심사팀장은 “소비자가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보험금 지급까지 걸리는 시간”이라며 “지속적으로 정확도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도 비슷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보험금이 소액이라 본사 심사가 불필요한 경우 보험 가입자가 설계사나 고객센터에 자신의 인적사항과 치료내역 등을 제출하면 청구 즉시 보험금이 산출되고 지급이 이뤄진다. 실손의료보험 재해보험금(30만원 이하)과 골절진단비 등이 대표적이다.

대형 보험사에 이어 중소형사도 속속 자동심사 도입에 가세하고 있다. 처브라이프생명은 이달 초부터 치아보험에 가입한지 2년이 지난 고객을 대상으로 30만원 이하 보험금 청구 건에 대해 ‘즉시지급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보험사 홈페이지에 치료정보를 입력하고 진료비 영수증을 첨부하면 입력과 동시에 보험금이 입금되는 형태다. 유중식 처브라이프생명 부사장은 “보험 판매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혜택을 받을 때 불편함을 겪지 않는 것”이라고 도입 취지를 밝혔다.

보험사들이 보험금 자동심사 및 즉시지급 체제를 도입하는 이유에는 소비자 민원을 줄여 회사 신뢰도를 높이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금융감독원의 표준 보험약관에 따르면 보험사는 보험금 청구서류를 접수한 날부터 3영업일 내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각종 사유로 보험금 지급이 미뤄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늑장 지급’은 보험사와 소비자 간 단골 민원 소재다. 금감원은 보험 관련 민원 10건 중 4건이 ‘보험금 산정ㆍ지급’에 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자동심사 및 보험금 즉시지급 서비스는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블록체인과 AI 기술 등을 활용한 보험금 자동심사는 인슈테크의 핵심 영역”이라며 “해당 기술을 갖췄는지 여부가 보험사 경쟁력 차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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