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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총여학생회 결국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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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총여학생회 결국 폐지

입력
2018.10.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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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학교 경영관 앞에서 열린 '성균관대 총여학생회 폐지 총투표 보이콧선언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학교 경영관 앞에서 열린 '성균관대 총여학생회 폐지 총투표 보이콧선언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 내 여학생회가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성균관대 총여학생회 역시 폐지가 결정됐다.

성균관대 학생총투표 투표관리위원회는 10일부터 15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나흘 간 서울 종로구 인문사회과학캠퍼스 학생 상대로 총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인원 4,842명 중 4,031명(83.04%)이 찬성해 총여학생회 폐지가 가결됐다고 16일 밝혔다. 전체 재학생 9.242명(휴학생 제외)을 기준으로 하면 폐지 찬성 비율은 43.61%다.

폐지 찬성 학생들은 총여학생회가 있어야 할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성균관대는 2013년부터 총여학생회가 궐석 상태로 제 구실을 못해왔다. 이름만 남은 총여학생회가 유지될 이유가 없다는 게 학생들 주장이다. 신문방송학과 4학년 곽은산(26)씨는 “여학생회는 없지만 현재 여학생휴게실 등 교내 여학생 휴게시설이 남학생 편의시설보다 더 잘 돼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글로벌경제학과 3학년 박모(23)씨도 “필요하다면 여학생이 총학생회장을 하면 되는 것이지, 총여학생회가 별도로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구시대적인 학생회라는 비판도 있다. 과거와 달리 남녀차별이 상당 부분 사라진 상황에서 총여학생회의 존재 목적이 없다는 것이다. 경영학과 4학년 박모(24)씨는 “학생 사이에서 성불평등이 발생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만일 총여학생회가 필요했다면 여학생들이 왜 6년 간 궐석으로 놔 두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일부 학생은 학내 성희롱 문제 해결을 위해 총여학생회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문제가 발생하면 경찰을 부르면 된다”라고 반박했다.

절차상 총투표가 잘못됐다는 반박도 나온다. 총여학생회 존치를 주장한 학생 모임인 ‘성균관대 성평등 어디로 가나’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총여학생회 후보가 출마한다는 소식이 나오자마자 폐지 투표가 발의됐다”며 “명분도 없고 방식 또한 잘못됐기에 총투표를 보이콧한다”고 밝혔다. 실제 3일 간 투표율이 개표 기준인 50%에 도달하지 않아 기간이 하루 연장되기도 했다. 철학과 4학년 나지엽(24)씨는 “현재 총여학생회가 가진 문제점 등에 대해 사전 공지되지 않은 채 투표가 이뤄졌다”며 “총여학생회 폐지는 모든 학생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폐지에 따른 후속 방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성균관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현재 총학생회 산하에 성평등기구 등 여성 문제 관련 부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대체 기구 신설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생 대부분도 이에 대해 동의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학생을 위한 기구가 필요 없다고 주장해 갈등이 예상된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오세훈 기자 comingh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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