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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공장 견학 아하! 브루어리서 맥주 한 잔 아싸!

입력
2018.10.16 18:00
수정
2018.10.16 19: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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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소산업단지 안에 자리잡은 팩토리 투어센터는 안내소와 카페, 체험 공간의 역할을 함께 하고 있다. 음성=최흥수 기자
대소산업단지 안에 자리잡은 팩토리 투어센터는 안내소와 카페, 체험 공간의 역할을 함께 하고 있다. 음성=최흥수 기자

일반적으로 관광안내소는 지역의 대표 관광지에 위치한다. 해당 관광지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여행정보를 두루 얻을 수 있다. 충북 음성의 관광안내소는 특이하게 공단(대소산업단지) 안에 둥지를 틀었다. 이른바 ‘흥미진진한 팩토리 투어센터’다.

이렇다 할 관광자원이 부족한 음성군이 산업단지와 연계한 공장 투어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음성에는 현재 11개 산업단지에 2,300여 기업이 입주해 있다. 중소업체뿐만 아니라 제법 이름 난 의약품, 우유, 소시지, 맥주, 화장품, 골프 업체들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중에서 9개 기업이 팩토리 투어에 참여하고 있다. 공장 견학과 체험 프로그램, 상품 판매를 묶어 진행하는 방식이다.

유리온실을 개조한 음성 팩토리 투어센터.
유리온실을 개조한 음성 팩토리 투어센터.
‘사랑의 묘약’ 제조 체험은 연인과 가족에게 두루 인기다. 내용물을 약 모양으로 만들었지만 실제 약은 아니다.
‘사랑의 묘약’ 제조 체험은 연인과 가족에게 두루 인기다. 내용물을 약 모양으로 만들었지만 실제 약은 아니다.

우선 ‘한독(옛 한독약품)’ 생산 공장 안에 들어선 팩토리 투어센터 자체가 볼거리다. 공장 내 유리온실인 약초원을 개조해 관광안내소 겸 카페, 체험공간으로 꾸몄다. 알약과 캡슐 모양의 사탕을 섞어, 아침ㆍ점심ㆍ저녁으로 구분한 약봉지에 넣어 선물할 수 있다. 아이들이 제조한 ‘사랑의 묘약’을 받아 든 부모들이 특히 좋아하는 체험이다.

한독은 자체적으로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과립이 알약으로 만들어지고 포장되는 과정까지 유리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소화제는 씹어 먹으면 안 된다든지, 복용하기 편하게 아주 쓴 원료에는 설탕 코팅을 한다는 등의 약품 상식도 흥미롭다. 공장 안에는 의외로 사람이 적다. 원료 가공부터 제품 운송까지 무인화 시스템을 갖춘 덕이다. 공장 하면 먼지와 소음을 먼저 떠올리는 부정적 이미지도 말끔히 사라진다. 견학 동선은 제약 공정과 철저히 분리돼 있다. 회사로서는 불순물 하나 허락하지 않는 공정을 보여줌으로써 신뢰를 쌓는 효과도 누리고 있다. 생산하는 물건이 의약품이라는 특성상 매장은 따로 운영하지 않는다.

관람객들이 유리창을 통해 한독 공장 내부의 제조 공정을 둘러보고 있다.
관람객들이 유리창을 통해 한독 공장 내부의 제조 공정을 둘러보고 있다.
한독의약박물관 입구에 이제마와 허준 초상이 걸려 있다.
한독의약박물관 입구에 이제마와 허준 초상이 걸려 있다.
19세기 독일의 약국을 통째로 옮겨 온 전시물도 흥미롭다.
19세기 독일의 약국을 통째로 옮겨 온 전시물도 흥미롭다.
한독의약박물관에서는 내년 1월까지 ‘약장 이야기’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조선시대의 다양한 약 보관함을 볼 수 있다.
한독의약박물관에서는 내년 1월까지 ‘약장 이야기’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조선시대의 다양한 약 보관함을 볼 수 있다.
왕실에서 사용한 이동식 약 보관함.
왕실에서 사용한 이동식 약 보관함.

공장 견학을 마치면 한독의약박물관으로 이동한다. 한독의약박물관은 1964년 설립한 국내 최초의 전문박물관이자 기업박물관이다. 입구에 허준과 이제마 초상화가 걸려 있는 박물관 내부에는 보물 6점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의학, 의약 관련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전문가가 아니면 가치를 알기 어려운 것이 많지만, 고려시대 왕실에서 사용하던 약그릇과, 동의보감 목판 등은 눈길을 끄는 유물이다. 19세기 독일 약국을 현지에서 통째로 옮겨 놓은 것이나, 페니실린을 발견한 플레밍 박사 연구소를 재현한 전시물도 흥미롭다. 1층 전시실에서는 내년 1월 말까지 ‘약장 이야기’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조선시대 약장의 정형인 ‘경기약장’을 비롯해 다양한 전통 약 보관함을 볼 수 있다. 박물관은 ‘소화제 만들기’ ‘혈액형 알아보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비용은 무료다. 팩토리 투어센터는 중부고속도로 대소IC에서 1.5km 떨어져 있다.

원남산업단지의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 공장 입구.
원남산업단지의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 공장 입구.
KCB가 생산한 다양한 맥주를 전시하고 있다.
KCB가 생산한 다양한 맥주를 전시하고 있다.
공장 견학이 끝나면 시음 순서로 이어진다.
공장 견학이 끝나면 시음 순서로 이어진다.

원남면 원남산업단지의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KCB)는 공장 견학과 맥주 시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맥주 애호가라면 입맛을 다실 만한 곳이다. KCB는 특색 있는 한국 맥주를 만들어보자는 고민에서 13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설립한 회사다. 4년간 무려 60여가지 맥주를 만들었고, 지금도 꾸준히 새로운 맥주에 도전하고 있다. 투어는 공장 내부를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맥주의 주원료인 물과 홉을 비롯해 향을 내기 위해 첨가하는 다양한 부재료에 대한 설명을 들려 준다. 공장 견학이 끝나면 팝업 스토어에서 시음 순서가 기다리고 있다. 투어 상품 가격(2만~4만)에 따라 생맥주 한 잔을 맛볼 수도 있고, 다양한 맥주를 마음껏 마실 수도 있다. 투어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KCB는 평택제천고속도로 음성IC에서 약 14km 떨어져 있다.

KCB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의 ‘품바재생예술체험촌’은 다양한 공예와 정크아트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음성이 ‘품바’의 고장이 된 것은 사회복지시설인 ‘꽃동네’를 설립한 오웅진 신부와 금왕읍 무극천의 걸인 최귀동과의 인연 때문이다. 오 신부에게 “얻어 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라고 한 최씨의 대답은 이후 꽃동네의 상징이 됐다. 예술체험촌 앞마당에는 파브르윤(윤영기) 작가의 ‘품바! 메커니즘을 말하다’라는 작품이 거인처럼 자리 잡고 있다. 바퀴와 양재기, 폐 철재 등 온갖 잡동사니로 만든 작품이다. 주변에도 익살스러운 다양한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 예술체험촌은 이처럼 폐 자재를 활용해 다양한 소품을 만드는 재생 공예 체험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043-873-0933으로 문의하면 된다.

품바재생예술체험촌 앞마당에 폐 자재를 활용한 대형 작품이 설치돼 있다.
품바재생예술체험촌 앞마당에 폐 자재를 활용한 대형 작품이 설치돼 있다.
품바재생예술체험촌은 폐품을 재활용해 다양한 작품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품바재생예술체험촌은 폐품을 재활용해 다양한 작품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체험촌 앞 원남테마공원의 연꽃 연못에 가을빛이 내려 앉았다.
예술체험촌 앞 원남테마공원의 연꽃 연못에 가을빛이 내려 앉았다.
원남저수지 주변으로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다.
원남저수지 주변으로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다.

예술체험촌 앞 조촌마을과 원남저수지 주변은 연꽃 연못, 수생식물원, 미로공원, 캠핑장 등으로 꾸며져 있다. 여름이 지나 꽃은 많지 않지만, 누렇게 변해가는 연잎과 함께 가을의 서정이 깊어간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날이면 산책로가 꿈길이 된다.

음성=글ㆍ사진 최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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