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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유럽보다 깨끗해지겠다” 나무 100억그루 심기 프로젝트

입력
2018.10.15 17:39
수정
2018.10.15 19: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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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지난 7월18일 라호르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라호르=AP 연합뉴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지난 7월18일 라호르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라호르=AP 연합뉴스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10대 국가 중 한 곳인 파키스탄이 100억그루 나무를 심는 대대적인 환경보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NBC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취임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전날 “5년 내 유럽보다 청정한 파키스탄을 만들겠다”며 향후 5년간 최소 100억그루 나무를 전 국토에 심는 내용을 골자로 한 ‘클린 앤 그린 파키스탄’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사실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칸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측은 “기온 상승, 주요 홍수, 장기간의 가뭄, 예상치 못한 폭우 등의 영향으로 구호 물자와 경제 회복 비용으로 60억~140억달러의 비용이 들었다”며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환경 파괴를 막는 것은 이제 필수적인 일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동부 중심 도시 라호르가 폭우로 물에 잠겨 있다. 라호르=AP 연합뉴스
지난 7월 동부 중심 도시 라호르가 폭우로 물에 잠겨 있다. 라호르=AP 연합뉴스

앞서 PTI는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베르파크툰크와 주정부에서 2014~2017년 10억 그루 나무 심기 캠페인을 벌여 황폐화된 산림을 성공적으로 복구한 경험이 있다. 이 지역은 탈레반이 점령하면서 무분별한 벌목으로 산림이 크게 훼손됐는데, 지방 정부가 묘목을 심고 산림 지킴이를 고용해 벌목을 감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산림이 급속히 회복됐다.

파키스탄 국민은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기후변화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점 외에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득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 하리푸르에 거주하는 모하메드 콰요움은 WP에 “이곳 환경의 모든 아름다움은 숲 때문”이라며 환경 보전이 관광 산업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주목했다. 하리푸르 인근 지역 주민인 50대 남성은 “정부가 2016년 유칼립투스 나무를 대거 심으면서 관련 일자리가 생겨났다”며 나무 심기 프로젝트의 혜택이 주민들에게 돌아오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부 파키스탄 국민은 업종과 생활 방식까지 바꿔 가며 정부 정책에 협조하고 있다. 산악 지역 주민들의 경우 겨울철 산등성이의 나무를 잘라 불을 땠는데, 상당수가 겨울에는 다른 곳에서 머물기로 했다.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는 “기존 벌목자들은 묘목을 키우고 판매하는 쪽으로 직업을 바꾸고, 가축을 키우는 사람들은 나무가 자랄 때까지 가축을 묶어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물론 100억그루 나무 심기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파키스탄 4개주 가운데 2곳은 야당이 지방정부를 집권하고 있어 협조가 어려울 수 있다. 공공 부지를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는 권력가들로부터 토지를 회수하는 것은 또 다른 과제다. 파키스탄 기후변화부 장관은 “비옥한 공공 토지의 40%가량을 국회의원 등 일부 권력가들이 불법 점유하고 있다”며 “큰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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