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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상대 운영한다더니… 상근인력 파견에 외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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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상대 운영한다더니… 상근인력 파견에 외주까지

입력
2018.10.16 04:40
수정
2018.10.16 06:5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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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 박구원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박구원기자

기상청이 무인화한 기상대에 수개월 전부터 기상청 상근인력을 근무하도록 한 것은 물론 별도로 민간회사와 용역계약을 맺고 인력을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상청이 유인 기상대를 무인화한 지 3년 만이다. 기상청이 무인화 전환 실패를 사실상 시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기상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총 45개의 기상대 가운데 34개를 무인화 기상대로 전환했으나 올해 10월 기준 무인 기상대에서 상근 기상대로 전환된 곳은 10곳에 달한다. 또 무인 기상대였던 7곳을 포함한 기상대 14곳에는 민간업체와 용역 계약을 맺고 총 42명의 인력을 근무하도록 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상청은 지난 5월부터 ‘무인화 기상대 운영 개선 계획’을 수립해 근무 희망자가 있는 무인 기상대를 선정, 기상대별로 각 1명씩 근무토록 하고 있다. 무인화 기상대에서 일기현상, 적설 등 사람의 눈으로 직접 관찰해야 하는 ‘목측관측 요소’에 대한 관측이 이뤄지지 않고 재해현장 대응, 시설점검 등 사람이 해야 하는 업무도 불가능하다 보니, 출장을 나가 직접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너무 잦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해 해당 기상대로 출장 간 건수는 수도권 149건, 제주 148건, 전주 104건, 대구 151건에 달한다. 기상청은 결국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근 인력을 배치했지만 이마저도 근무 희망자가 있는 곳에만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흑산도 기상대는 무인화 기상대였지만 현재 3명의 용역근로자가 근무중이다. 이용득 의원실 제공
흑산도 기상대는 무인화 기상대였지만 현재 3명의 용역근로자가 근무중이다. 이용득 의원실 제공

기상청은 또 울릉도, 흑산도, 백령도 등 14곳의 기상대에 민간기업과 계약을 맺은 용역업체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다. 이중 7곳은 무인 기상대였던 곳이고 나머지는 기상청 직원들이 근무하던 곳이다. 이들은 목측관측뿐 아니라 관측자료 수집, 위험기상 감시, 극값이나 특이기상 관측보고 등 수동 관측으로 보완되어야 하는 관측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기상청이 이 용역직원들을 고용하는 데 소요되는 금액만 연간 21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방기상청의 용역제안서류를 살펴보면 종사자의 구체적 자격사항도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성 없는 일반인이 관측업무를 맡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5월부터 시작한 상근전환의 경우 재해 시 신속한 현장 대응 등 무인화 이후 약화된 지역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시작한 것”이라며 “내년 3월까지 운영해보고 장단점을 평가해 보겠다”고 밝혔다. 용역업체 직원 고용에 대해서는 “2015년 조직이 개편되면서 인력이 줄어 일부 관측업무를 민간에 위탁해 수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득 의원은 “기상대 무인화가 3년 만에 다시 유인화되는 것은 기상청의 주먹구구식 운영관행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며 “관측업무의 경우 국가 통계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종사자의 자격요건을 둘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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