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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中 부동산 업체 “집값 30% 할인”… 기존 구매자들 잇단 반발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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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中 부동산 업체 “집값 30% 할인”… 기존 구매자들 잇단 반발 시위

입력
2018.10.14 13:50
수정
2018.10.14 21:3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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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장시성 상라오시의 한 부동산 개발업체 분양사무실 앞에서 주택 할인판매에 격분한 기존 구매자들이 돌을 던지는 등 강력 항의하고 있다. 트위터 영상 캡처
지난 4일 장시성 상라오시의 한 부동산 개발업체 분양사무실 앞에서 주택 할인판매에 격분한 기존 구매자들이 돌을 던지는 등 강력 항의하고 있다. 트위터 영상 캡처

중국 상하이(上海)의 한 신규 아파트 단지 입주자 100여명이 지난 11일 중국의 5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컨트리 가든’(碧桂園) 분양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국경절 연휴(10월1~7일) 기간에 주택 판매 가격을 기존보다 25% 낮추자 이미 구매한 입주자들이 분노한 것이다. 주민들은 지난 5일에도 시위가 벌였다. 앞서 지난 4일 장시(江西)성 상라오(上饒)시에선 자못 심각한 상황도 발생했다. 같은 부동산 개발업체가 1년 전보다 30%나 할인된 가격에 비슷한 집을 팔자 성난 기존 구매자들이 분양사무실에 돌까지 집어 던지며 강력 항의한 것이다.

중국에선 통상 9월과 10월이 주택 매매 성수기이다. 일주일을 쉬는 국경절 연휴 기간도 아파트 분양을 비롯해 주택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하지만 올해 국경절 연휴 기간 신규주택 판매 면적은 1억6,690만㎡로 근래 들어 최저를 기록했다. 2016년(6억4,160만㎡)의 4분의1 수준이다. 2015년 3억1,920만㎡에서 이듬해 두 배 넘게 뛰었던 신규주택 판매 면적은 지난해 1억8,690만㎡로 급락하더니 올해엔 더 후퇴했다.

특히 올해엔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할인판매에 나선 점이 눈에 띈다. 작년까지는 그럭저럭 버티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주택시장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나름 내놓은 대책이다. 중국 정부가 2016년부터 주택담보대출 조건 강화, 대출금리 인상 등 각종 규제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부동산시장이 이전과 같은 호황을 누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까지도 전년 대비 14.6% 올랐던 베이징(北京)ㆍ상하이(上海) 등 1선 도시의 신규주택 평균가격이 올해엔 0.1% 하락했다. 지방도시들의 하락폭은 훨씬 크다. 중국 정부 입장에선 부동산 과열에 따른 리스크를 축소하는 데 있어 일정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한 부동산 중개업체의 분양사무실 모습. 중국신문망
중국 상하이에 있는 한 부동산 중개업체의 분양사무실 모습. 중국신문망

하지만 그간의 부동산 호황기에 막대한 자금을 끌어다 쓴 부동산 개발업체들로선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작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시장 냉각이 올해 들어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린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운티 가든’을 비롯한 전국의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주택가격을 할인해주거나 고가의 경품까지 제공해가며 현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상하이에서 타운하우스를 판매하는 한 업체는 최근 구매자에게 고급 승용차를 얹어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통상 집값의 30%를 요구하던 선입금을 5% 정도까지 낮춘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가운데 여러 이유로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부동산 전문가 장다웨이는 “부동산 개발업체와 시공사의 자금난에 따른 부실시공이 앞으로 주택 구매자들의 분노와 시위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에디 후이 홍콩이공대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금리가 계속 올라가면 내년 1분기 부동산시장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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