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방위 국감서 공방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12일 서울 용산구 합참본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했다”고 발언한 12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NLL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보고를 해 논란이 불거졌다. 합참은 뒤늦게 “북한군 하위계급 간 교신 내용으로, 남북 정상간의 합의와는 무관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서울 용산구 합참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7월부터 NLL을 무시하고 북측이 설정한 해상경비계선을 공세적으로 강조하기 시작했다고 보고했죠”라며 합참이 비공개로 보고한 내용을거론했다. 그는 “북한의 NLL 무시 발언 증가가 왜 비공개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박한기 신임 합참의장을 향해 따져 물으면서, 해당 시기는 7월 31일 열린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위해 실무접촉이 이뤄지던 무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사일 연구실험실도 계속 가동하고 있다”는 합참 보고도 추가로 공개했다.

합참의 비공개 보고는 문 대통령이 이날 박 의장으로부터 보직신고를 받으면서 ‘북한이 4월부터 NLL을 일관되게 인정해오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국감 내내 논란이 됐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9월 체결한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와 관련해 “NLL을 북한이 인정하게 하겠다 하는 데도 큰 의미가 있고, 분쟁의 수역이었던 NLL을 이제는 정말 명실상부하게 평화의 수역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한 대전환”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서해 NLL은 우리 장병들이 피로써 지켜온 해상 경계선으로, 우리 장병들이 피로써 지켜왔다는 게 참으로 숭고한 일이지만 계속 피로써 지킬 수는 없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피를 흘리지 않고도 지킬 수 있다면 그것은 더더욱 가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합참은 뒤늦게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비공개 보고는)서해상 최전선지역 함선 간의 통신과 관련한 사례를 설명한 것으로 군사분야 합의서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다”며 “남북 정상이 4ㆍ27 판문점선언을 통해 서해 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기로 합의했고, 9ㆍ19 군사분야 합의서를 통해서 이를 재확인했으므로 양 정상이 NLL을 인정한 것이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백 의원은 “북한이 (남북 군사회담에서)경비계선을 인정ㆍ준수해달라고 했다고 회의록에 나와있다”는 점을 들어 ‘북한이 여전히 NLL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또 “7월 5일부터 9월 하순까지 북한은 통신망을 통해 무려 20여차례 NLL을 부정했다”는 말도 덧붙였다.반면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월부터 북한군이 해상경비계선을 강조한 것은 NLL 관련 군부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고,북한 정권 차원에서는NLL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와 관련한 한미간 조율 여부에 대해 박 의장은 “대부분 동의 상태”라면서도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합의가 남아있어 (미국과)완전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답변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박 의장은 ‘5ㆍ24 조치 해체’와 관련해서는 “북한 천안함 사건에 대한 공식 사과가 없는 상황에서 (5ㆍ24 조치 해체를)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김선호 합참 전력기획부장은 ‘SM-3 도입을 결정했느냐’는 안규백 국방위원장 질의에 “2017년 9월 합동참모회의에서 소요 결정이 됐다”고 답했다가,잠시 뒤 “SM-3로 결정됐다는 게 아니고 ‘SM-3급’으로 결정됐다는 것”이라고 발언을 정정했다. 요격미사일인 SM-3는 요격 고도가 150~500㎞인 해상 발사 요격미사일로, 사드(THAAD)보다 상층부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또 합참은 서울,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 장사정포 요격을 위해 신무기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이날 업무보고를 통해 밝혔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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