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교도소 수용자가 보낸 편지의 수신처가 언론사라고 해서 교정시설이 이를 사전 검열한 것은 인권침해라는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수용자가 인권위에 진정한 이력이 있고 서신 수신처가 언론사라는 이유로, 교정시설이 서신을 검열해 발송을 불허한 뒤 서신 내용을 문제 삼아 징벌한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와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인권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법무부 장관에게 일선 교정시설에 사례를 전파하고 해당 교도소의 징벌 의결을 취소하도록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수용자 A씨는 지난 3월 교도관이 다른 수용자를 제압하는 장면을 목격한 뒤, 교도관들이 가혹행위를 했다는 취지로 두 차례에 걸쳐 방송사와 신문사에 서신을 보내려 했다. 하지만 해당 구치소 측은 A씨의 서신을 미리 보고 발송을 막은 건 물론, 제보 내용을 근거로 금치 21일 징벌을 의결했다. A씨는 이 같은 조치가 인권침해라며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구치소장은 “A씨가 상습적으로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해왔고, 언론사가 수신처라는 점 등을 감안해 서신을 검열했다”라며 “서신 내용은 명백한 거짓으로 교도관들의 행위는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서신 검열, 발송 불허, 징벌 의결 등 조치에서 위법 사항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인권위에 진정을 제출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준 것은 ‘형의집행및수용자의처벌에관한법률’과 ‘국가인권위법’에 따라 금지되는 행위”라며 “언론 취재 과정에서 사실관계 등을 바로잡을 수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기 위해 서신을 검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인권위가 법무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52개 교정시설 중 5개 시설이 전체 검열 건수의 97%를 차지해 일부 교정시설이 사전 검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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