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문, 1면에 북러 수교 70년 맞아 양 정상 축전 싣고 6면서 “두 나라가 국제무대서 강권ㆍ전횡 물리치려 투쟁” 강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0월 12일자 1면. 노동신문 지면 캡처

북한이 러시아에 구애 손짓을 보내고 있다. 북러 수교 70주년을 맞아 “강력한 러시아 건설 노력이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고 거듭 응원하고, 양측 정상이 교환한 축전을 노동당 기관지 1면 머리에 나란히 실었다.

노동신문은 북러 수교 70주년인 12일 6면에 실은 ‘시대의 요구에 맞게 발전하는 조로(북러)친선’ 제하 기사에서 러시아를 강국으로 치켜세웠다. “사회적 안정과 민족적 단합을 이룩하고 강력한 러시아를 건설하려는 것은 러시아 정부와 인민의 확고한 의지이다. 러시아 인민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영도 밑에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헌신 분투하고 있다. 부닥치는 시련과 난관 앞에 주저하지 않고 지혜와 열정을 다 바쳐 정치, 경제, 군사, 문화의 모든 면에서 커다란 발전을 이룩하고 있으며 나라의 존엄과 이익을 굳건히 수호하고 있다”면서다.

“올해 러시아 인민은 국제사회의 커다란 기대와 관심 속에서 국제축구연맹 2018년 월드컵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나라의 사회경제적 발전 잠재력을 대외에 뚜렷이 과시하였다”고 칭송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인민은 강력한 러시아를 건설하기 위한 러시아 인민의 투쟁이 응당한 결실을 맺을 것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덕담했다.

북한 신문이 이렇게 러시아를 추어올리는 건 앞으로도 러시아와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다. 신문은 “1948년 10월 12일 러시아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이 온 세상에 선포된 후 제일 먼저 우리 나라와 외교관계를 수립하였다. 외교관계가 설정된 때로부터 오늘에 이르는 기간 두 나라 인민들 사이의 친선의 정은 더욱 두터워졌다”며 “전통적인 조로친선을 두 나라 인민들의 지향과 이익, 21세기 국제관계 발전의 요구에 맞게 끊임없이 강화해나가려는 것은 우리 공화국정부의 드팀없는(흔들림 없는) 의지”라고 밝혔다.

이어 “조로친선 협조관계를 끊임없이 강화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고 공동의 번영을 이룩해나가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 두 나라는 외부의 간섭과 압력을 짓부시고 나라의 자주권을 수호하며 국제무대에서 강권과 전횡을 물리치기 위한 투쟁을 줄기차게 벌려나가고 있다”며 “조로관계를 쌍방의 지향과 염원에 부합되게 더욱 확대 발전시켜나가려는 두 나라 인민의 공동의 노력은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동신문 1면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고받은 축전이 맨 위에 게재됐다. 김 위원장은 축전에서 “선대 지도자들에 의하여 마련된 조로친선 협조관계는 호상(상호)존중과 선린호혜의 원칙에서 끊임없이 강화 발전되어 왔으며 이러한 전통은 새 세기에 들어와 변함없이 계승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7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전략적이며 전통적인 조러친선 관계가 새 시대의 요구와 두 나라 인민들의 이익에 부합되게 지속적으로 건설적으로 계속 발전하리라고 확신한다”며 “이 기회에 강력한 러시아를 건설하고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당신의 책임적인 사업에 성과가 있을 것과 귀국 인민에게 복리와 번영이 있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수십년 간 로씨야(러시아) 연방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여러 분야에서의 건설적인 협조 과정에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환기시킨 뒤 “이미 거둔 성과에 토대하여 우리들이 남조선 동료들과의 3자 계획을 포함한 모든 호혜적인 관계를 더욱 강화하게 되리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것은 의심할 바 없이 두 나라 인민들의 이익에 부합되며 조선반도(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 전반의 안전과 안정을 강화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도 했다. 북러 양자만 언급한 김 위원장과 달리 남ㆍ북ㆍ러 3자 협력의 필요성을 부각한 것이다.

북한 관영 매체의 이런 보도 태도는 대미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면서 전통적 우방인 중국ㆍ러시아를 우군으로 만들어야 하는 북한의 전략적 이해관계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 김 위원장의 방러 일정이 조율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분위기 조성 취지일 수도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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