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침묵' 포스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을 두고 일본 내 극우인사들이 상영을 후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항의를 하며 방해하고 있다.

12일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오는 16일 가나가와(神奈川)현 지가사키(茅ヶ崎)시 시민문화회관에서 개최될 예정인 영화 ‘침묵-일어서는 위안부’의 상영회를 앞두고 지가사키시와 시 교육위원회에 170건 이상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항의의 대부분은 영화가 일본 정부의 견해와 다르고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내용으로, 지자체가 영화 상영을 후원하는 것에 대한 비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일동포 2세인 박수남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1994년 위안부 피해자 14명이 침묵을 깨고 일본을 찾아가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는 투쟁의 역사를 담았다. 지난 2016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SIWFF)에서 한국 관객들에게 소개됐고, 일본에서도 지난해 12월 도쿄에서 개봉된 뒤 지방을 돌며 순회 상영 방식으로 일반 관객들에게도 소개되고 있다.

박 감독은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은 채 체결된 뒤 그 동안 찍어온 필름들을 편집해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이옥선 할머니는 벌써 아흔을 넘겼으며 올해 1월 청와대를 방문해 “우리의 소원은 (일본의) 사죄를 받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사죄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감독이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관심을 보인 건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위안부로 오키나와(沖縄)로 끌려간 고 배봉기 할머니의 인터뷰를 담은 영화 ‘아리랑의 노래-오키나와에서의 증언’을 1991년에 발표했고, 이 영화는 일본 국내에서 20만명이 관람했다.

지가사키시 측은 우익들의 항의와 관련해 “지난 6월 상영회 주최 측으로부터 후원명의 사용승인 신청이 제출됐고, 시와 시교육위원회가 영화의 일반 상영 당시의 선전물 문구를 토대로 후원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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