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취약계층에 악용” 비판 여론

게티이미지뱅크

카드사들이 연 2%대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도 카드론(장기카드대출)과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이용 고객에겐 연 10%대 중반~20%대에 이르는 높은 금리로 이자를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대출이 은행에서 돈 빌리기 어려운 이들의 급전 창구로 이용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카드사들이 취약계층의 처지를 악용해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가능한 대목이다.

10일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업카드사 7곳(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삼성 롯데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카드론 평균금리는 연 14.0%로 나타났다. 카드론은 서류 신청이나 심사기간 없이 전화, 스마트폰, 현금지급기를 통해 쉽게 대출이 가능해 서민과 자영업자들의 대표적 자금융통 수단으로 통한다. 이들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대출금리는 평균 연 19.3%로 이보다 더 높았다. 가장 높은 현대카드의 대출 금리는 연 20%를 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카드사들의 회사채 평균 발행금리는 연 2.4%에 그쳤다. 카드사는 수신(예금 예치) 기능이 없어 운용자금 대부분을 회사채 발행이나 차입으로 조달한다. 결국 카드사들이 2%대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뒤 대출 고객에겐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과도한 수익을 거둬왔다는 의미다.

카드업계에선 대출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춰왔다고 항변한다. 실제 2015년 3.1% 수준이던 7개 전업카드사들의 회사채 발행금리가 저금리 기조 속에 하락하면서 이들 회사의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금리도 2015년(카드론 14.5%, 현금서비스 21%)보다는 낮아졌다. 그러나 막상 대출금리와 조달금리 차이는 12~17%포인트로 큰 변화가 없다. 차주의 신용등급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국내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2.1%포인트, 저축은행은 8.2%포인트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카드대출 금리 수준은 여전히 높은 셈이다. 이에 대해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의 경우 연체율이 높아 위험(리스크) 관리를 위해 높은 금리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카드 금리 김민호기자
카드 금리 김민호기자

더구나 카드사들은 각종 특판 마케팅을 통해 이 같은 고금리 대출을 늘리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드론 잔액은 27조1,79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조7,700억원(8.8%) 늘었다. 이에 힘입어 카드사의 이자수익도 2015년 2조9,320억원에서 지난해 3조3,993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역시 상반기에만 1조8,380억원을 벌어들이는 호조를 보였다. 카드업계는 정부의 카드 수수료율 인하 압박 등 경영 여건이 악화된 데 따른 고육책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7개 전업카드사에 BC카드를 합한 8개사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014년 2.5%에서 지난해 1.2%로 반토막 났다. 지난 6월 발표된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선 “신용카드 회사가 시장금리 상승,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다양한 결제수단 확산 등으로 불리한 영업환경에 직면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이 높은 이자 마진으로 소비자들에게 경영 악화의 부담을 전가했다는 비판을 면하긴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더구나 지금의 금리 상승 기조가 카드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성 의원은 “카드사가 수익 악화를 만회하려 손쉬운 이자 장사에 눈을 돌리면서 향후 이자 상환 부담에 따른 연체 가능성과 부실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며 “고(高)이율 대출에 치중하기보다 지급결제시스템 혁신 주도 등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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