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의욕을 보이고 있는 개헌과 관련해 “내년에는 무리”라고 밝혔다.

11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이즈미 전 총리는 전날 도쿄도(東京都) 내에서 열린 한 자민당 원로 간부들과의 모임에서 “내년 헌법개정이라는 건 무리다”며 “국회의원 3분의 2의 찬성이 없으면 발의가 안 된다. 과반수의 찬성으로 가능한 문제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헌이란 건 야당과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선거에서 (개헌을) 쟁점화해서는 안 된다”며 “야당의 반대가 있는 데도 자민당만으로 추진할 문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이달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자민당 차원의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내년 중 국민투표 등을 통해 개헌을 달성, 2020년에는 새로운 헌법을 시행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연립여당인 공명당마저 반대하고 있는 데다, 내년에는 통일지방선거와 참의원 선거가 열리는 상황에서 국민 다수의 이해를 얻지 못한 채 개헌을 쟁점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현재 평화헌법 조항인 헌법 9조 1항(교전권 부인)과 2항(전력 불보유)을 그대로 둔 채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내용의 개헌을 실시하고, 이후 2항을 추가 삭제하는 ‘2단계 개헌’을 통해 일본을 전쟁 가능 국가로 변신시키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아베 총리의 정치적 스승으로 불리고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아베 정부의 원전 재가동 정책을 반대하고 사학 스캔들을 비판하는 등 아베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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