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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은 지난해 7월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 직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올 3월까지 신속하게 협의를 진행, 파견ㆍ용역업체 소속이던 공단과 공단 소속 병원 10곳의 시설관리직과 콜센터 직원 1,464명을 공단이 직접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파견ㆍ용역 비정규직 전원을 원청인 공단이 직접 고용한 것이다.

또 다른 고용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잡월드는 현재 파견ㆍ용역 338명의 전환 방식을 두고 노사가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잡월드 사측은 파견ㆍ용역 388명을 원청에서 직접 고용하면 감당이 안 된다며 자회사 설립을 통한 우회 고용 방식을 결정했다. 파견ㆍ용역 노조는 일방적 자회사 전환에 반대하며 파업을 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소수의 시설관리직 중심으로 정규직 전환이 논의될 때만 해도 직접 고용이 논의 대상에 있었지만, 올 3월에 뒤늦게 파견ㆍ용역 체험강사의 정규직 전환이 논의되면서는 아예 직접 고용은 논의 대상에서도 빠졌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국정과제 1호’로 야심차게 발표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정규직으로 전환된 파견ㆍ용역 근로자 2명 중 1명은 해당 공공기관(원청)이 아닌 자회사에 간접 고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파견ㆍ용역과 같은 간접 고용의 폐해를 덜겠다는 취지로 추진된 정책임에도 절반 이상이 사실상 간접 고용이나 다름 없는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이다. 특히 정책 동력이 초반보다 떨어진 것을 틈타 자회사를 통한 채용을 밀어붙이는 기관이 늘어나는 추세다.

[저작권 한국일보] 박구원기자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334곳에서 원청 소속이 아닌 자회사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정규직 숫자는 33개 기관 3만2,514명이었다. 이는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의 파견ㆍ용역 비정규직 중 정규직 전환이 확정된 5만9,470명의 절반이 넘는(54.7%) 비율이다. 지방공기업 149곳 역시 전체 파견용역 전환결정 대상 1,674명 중 약 41%인 640명(4곳)이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됐다.

당초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보면 원청의 직접 고용이 기본이고, 자회사 전환은 예외적으로만 허용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갈수록 자회사 채용은 예외가 아닌 기본이 되어가는 모습이다. 자회사 채용은 고용 안정은 보장되지만 원청 직접고용에 비해 근로자 처우 개선이 어렵고, 별도 자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관리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기존 하청 방식과 크게 다를 바 없어 근로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성식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국장은 “하청의 편리함을 아는 기관 입장에서는 근로자 관리 부담이 커지는 직접고용 대신 자회사를 통한 간접고용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규직화에 대한 정부 추진력이 떨어지며 기관들이 앞다퉈 자회사 설립을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직무 특성상 자회사 채용 방식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지만, 직접고용이 필요한 경우조차도 자회사 설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용득 의원은 "정규직 전환의 기본 취지는 비정규직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 비정상의 정상화인데, 지금은 자회사로의 전환이 남발되고 있다"면서 "정책의 기본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훈 고용노동부 공공부문정규직화추진단 과장은 “자회사 정규직의 처우 개선과 전문성 강화 방안 등을 담은 바람직한 자회사 모델을 조만간 노ㆍ정 협의를 거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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