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국감 시작부터 파행

김명수 대법원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직접 답변’ 여부를 두고 여야 의원들이 충돌해 감사가 일시 중단되는 등 시작부터 파행이 빚어졌다. 사법농단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법원이 잇따라 기각한 것에 대해서는 여야가 한 목소리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10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청사에서 열린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김 대법원장이 춘천지법원장 시절인 2016~2017년 ‘공보관실 운영비’를 현금으로 받은 것을 두고 국감에서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그간 법사위 국감에서 대법원장이 질의답변에 응한 관례가 없으나 이번만큼은 직접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공보관실 운영비를 현금으로 수령한 것은 사실상 형사문제가 될 수 있다”며 “김 대법원장이 직접 답변하는 것이 순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대법원장이 질의응답에 응하지 않는 건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대법원을 존중하는 취지로, 이런 전례가 생기면 재판에 대해서도 질의응답을 요구하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도 “김 대법원장의 증인 출석이 필요했다면 국감 전 채택 과정을 통해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김 법원장이 인사말이나 마무리 발언 때 제기된 의혹에 답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김 대법원장이 인사말을 하는 도중 퇴장해 정회가 선언됐다.

개의 뒤 1시간 가까이 대기한 김 대법원장은 관례에 따라 인사말을 한 뒤 퇴장했고, 오후 10시께 국감 마무리 발언을 통해 “춘천지방법원장 시절 공보관실 운영비로 2016년 900만원, 2017년 550만원을 배정받아 공보관 등에게 지급했으나 당시 증빙서류로 소명하라는 지침이 없어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진통 끝에 개시된 질의응답 과정에선 사법농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법원이 소극적이라는 질타가 집중 제기됐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한 영장이 압수수색부터 줄줄이 기각됐는데 분석을 해보면 말도 안 되는 기각 사유들”이라며 “특히 주거 안정을 이유로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하는 사례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법원이 수사에 철저히 협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법원 치부가 드러날 처지에 놓이자 제 식구 감싸기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안 법원행정처장은 “영장 기각 사유에 대해 행정처가 정확히 파악할 수 없고, 기본적으로 법관 개개인이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검찰로부터 2,890개 문건에 대한 임의제출을 요구 받았고, 현안과 관련성이 인정된 1,509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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