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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빼고 검색창만… 확바뀐 네이버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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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빼고 검색창만… 확바뀐 네이버 모바일

입력
2018.10.10 18:23
수정
2018.10.10 21: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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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네이버 코넥트 2019' 행사에서 네이버 새 홈 화면이 소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네이버 코넥트 2019' 행사에서 네이버 새 홈 화면이 소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2009년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네이버 모바일 홈 화면은 검색창과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뉴스라는 기본 틀을 유지해왔지만, 이제 검색창만 남는다. 콘텐츠를 네이버가 골라 제공하던 기존 정책을 수정해,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직접 찾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온라인 뉴스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홈페이지가 검색창 위주로 재편되면 트래픽과 광고 수익 감소도 예상돼, 네이버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PC용 홈 화면은 변화가 없다.

◇검색만 남기고 싹 비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9’에서 검색과 개인화 중심의 새로운 모바일 화면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한 대표는 “7개의 뉴스와 20개의 실시간 급상승검색어라는 한정된 콘텐츠에 매일 3,00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의 시선이 집중되며 나타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면서 “고민을 풀 실마리는 네이버 본질인 ‘연결’만 남기고 나머지를 다 내려놓는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네이버가 편집한 뉴스’가 사라지는 것이다. 첫 화면을 손가락을 사용해 왼쪽으로 쓸어 넘기면 나오는 ‘뉴스판’ 화면에는 △개인이 선택한 언론사에서 직접 편집하고 배열한 기사와 △AI 추천 시스템 에어스(AiRS)가 내 취향에 맞게 뽑아준 기사가 제공된다. 이는 현재도 홈 화면을 아래쪽으로 내리면 볼 수 있는 기능이다. 기존에 네이버는 각 언론사에서 기사를 받은 뒤 네이버 내 담당자들이 중요도를 판단해 홈 화면에 배열해왔는데, 네이버가 이를 통해 사실상 언론 역할을 하면서 언론 시장을 왜곡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한 대표는 “현재 언론사 채널 구독 숫자는 850만건 수준”이라며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구독 기반 시스템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추천 ‘그린닷’으로 검색 확장

뉴스가 사라지면서 개편 후 모바일 네이버 첫 화면에는 초록 검색창 ‘그린윈도’와 새롭게 도입한 인터랙티브 검색 버튼 ‘그린닷’이 남는다. 그린닷은 현재시간과 사용자의 위치, 현재 보고 있는 정보의 종류와 언어 등을 파악해 AI 기반으로 더 깊은 정보를 제공해주는 기능으로, 모든 화면에서 하단 중앙에 있어 사용하기 편리하다.

예를 들어 류현진 선수의 기사를 읽고 있던 도중 그린닷을 터치하면 다른 추천 스포츠 기사나 류현진 선수ㆍLA다저스에 관한 정보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김승언 네이버 디자인총괄은 “예전에는 콘텐츠를 보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메인으로 다시 가서 검색해야 했지만, 이제 그린닷 버튼만 누르면 된다”면서 “앞으로 △번역 △영화ㆍ드라마 등 콘텐츠 △상품정보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홈 화면을 오른쪽으로 쓸어 넘겼을 때 펼쳐지는 ‘웨스트 랩’에는 기존보다 사진과 동영상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홈 화면에 있던 실시간 급상승검색어는 ‘검색차트’라는 개별 탭으로 이동하며, 연령과 시간별 검색어가 제공된다.

◇AIㆍ이용자 중심 ‘뉴스 솎아내기’ 온다

첫 화면에 주요 뉴스를 골라 보여주던 역할을 네이버가 내려놓으면서 앞으로 이용자들은 화면을 쓸어 넘겨 뉴스판으로 이동하고 원하는 뉴스 채널(언론사)을 선택해 구독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하루 네이버에 방문하는 사람이 3,000만명에 달하지만, 현재 뉴스 채널을 구독하고 있는 가입자는 300만명에 그친다. AI가 취향에 맞는 뉴스를 골라 보여주는 ‘마이 뉴스’로 이동하려면 뉴스판에서 한 차례 더 화면을 쓸어 넘겨야 한다.

이제 독자가 뉴스를 보려면 스스로 선택하거나, 독자 취향을 분석하는 AI 알고리즘에 선택을 맡겨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향후 뉴스는 다양한 독자의 취향 요구 관심사 등을 충족시키는 맞춤형 콘텐츠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 또 온라인 뉴스 공간에서 급상승 검색어 등 실시간 이슈에 의존하는 휘발성 콘텐츠는 힘을 급격하게 잃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 교수는 “지상파 편성표대로 방송을 보지 않고 보고 싶은 영상을 찾아서 보는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고품질의 다양한 1인 방송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며 “이 변화가 뉴스 생태계에서도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소비자 선호를 철저히 분석해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뉴스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우는 네이버 vs 채우는 구글ㆍ카카오

검색만 남기고 걷어내는 파격적 선택에 따라 네이버는 어느 정도의 이용자 이탈 및 매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뉴스, 급상승검색어 등 주요 콘텐츠를 첫 화면에 최대한 많이 배치했던 이유는 이용자가 오래 머물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네이버는 첫 화면에서 다음 화면으로 넘기는 작은 행동 하나만 추가해도 트래픽이 수백만 건씩 떨어지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화면을 밀어야 하는 변화에 이용자들이 적응하지 못한다면 네이버와 반대로 첫 화면에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담는 정책을 추구하는 카카오 구글 등으로 옮겨갈 수 있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플랫폼에 뉴스를 전면 내세우고 있고 구글도 모바일 첫 화면 하단에 AI 뉴스 추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최근에는 동영상 등 더 다양한 콘텐츠를 노출하는 개편 방안도 발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가 관계자는 “네이버 첫 화면 광고 규모가 분기 당 100억원 수준으로 분기 매출(1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데다, 개편 후에도 첫 화면에 광고는 그대로 붙는다”며 “접속자가 빠져나가면 광고 단가가 내려가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이미 네이버 접속하는 행위는 오랜 습관으로 자리 잡아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성숙 대표는 “테스트 기간 일반 이용자가 실제 개편된 화면을 어떻게 쓰는지 분석해 수익 감소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시범 테스트를 거쳐 이르면 연내 최종 버전의 앱을 배포할 계획이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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