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外 개인적 구입 허용, 보급장비 열악해 특전사 등 사용 만연… “사비로 장비 향상” 논란

특전사 요원들이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

내년부터 특수전사령부(특전사) 요원 등 육군 장병들이 군 보급 장비 대신 개인적으로 구매한 이른바 ‘사제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허용된다. 이는 보급 장비가 낙후돼 일부 장병들이 방탄조끼, 전투화, 심지어 탄창까지 외부에서 직접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군 복무에 필요한 장비를 국가가 지급하지 않고, 개인 비용으로 부담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10일 국방부와 육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육군본부는 장병들의 ‘사제 장비’ 사용을 허용하고 관련 심의 절차를 만들기 위해 ‘육군 규정’을 개정 중이다. 육군 관계자는 “규정을 개정해 ‘사제 장비’ 사용을 양성화하는 것”이라며 “올해 내 규정 개정을 완료해 늦어도 내년부터는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특전사, 특공연대, 수색대대 등 일부 부대에서는 임무 및 작전 수행에 필요한 사제 장비 사용이 만연해 있었으나, 관련 규정이 없는데다 지휘관마다 허용과 금지에 대한 판단이 달라 혼란이 가중돼 왔다.

다만 모든 사제 장비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구매한 장비부터 장병들이 각 부대에 사용을 신청하면 육군본부가 이를 심의해 성능과 안전성이 검증된 품목만 허용할 계획이다. 전투화, 헬멧, 조끼, 표적지시기, 조준경 등 피복ㆍ장구ㆍ장비는 허용되지만, 총기 등 무기는 허용되지 않는다.

50만 명에 달하는 육군 전체에 사제장비가 허용되지만, 특전사 등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부대 소속 장병들이 주로 사용할 것으로 육군은 예측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특전사, 특공연대, 수색대대 등에서 주로 사제 장비를 사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확산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육군 전체 허용을 기본방향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장기적으로 장병들이 군 마트(PX)에서 필요한 장비를 구입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사제 장비가 허용된 미군 역시 PX에서 장비를 판매하고 있다. 육군은 우선 내년부터 드론, 방독면, 생존키트 등을 PX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드론은 작전용이 아닌 취미용 제품이며, 방독면과 생존키트는 군 장병 가족을 대상으로 재해ㆍ재난 대비 민수용 방독면을 판매한다. 육군 관계자는 “PX에서 살 수 있는 품목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향후 전투화도 구입할 수 있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육군 장병 전체에 대한 사제장비 허용 방침은 논란이 예상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특전사는 궁극적으로 사제 장비에 준하는 우수한 장비를 국가가 신속하게 보급해주는 게 맞지만 일반 보병부대 병사들은 통일성이 중요하고, 임무 역시 사제 장비가 필요한 수준은 아니므로 사제 장비를 허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육군 관계자는 “왼손잡이 등 개인 신체특성이나 취향에 맞는 것을 사려고 한다면 이를 허용하는 취지”라며 “PX 판매 역시 장병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권용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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