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몸의 온도가 36.7도이듯,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평균 온도(2014년 기준)는 14.78도다. 오르고 내려도 이 평균온도가 유지되어야, 생명체로서 우리는 지금의 생존을 계속해 갈 수 있다. 평균 온도가 1, 2도 오른다는 것은 지구의 여러 곳에서 기온이 떨어지고 오르는 것의 총합으로서 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균 온도가 오른다는 것은 그 만큼 온난화가 심화되어 지금까지 살았던 것과 다른 고온의 환경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 이면엔 지구 이곳 저곳에 전에 없는 기상이변과 환경변화가 나타난다. 이런 변화의 결과는 지구상의 생명체가 급속히 주는 현상이다. 지금 이미 하루에 10종의 생명체가 사라지고 있다.

산업화가 시작된 이래 지구의 온도는 이미 1도가 올랐다. 인류 생존을 위해선 얼마나 더 올라도 될까? 2도, 1.5도? 비록 0.5도의 차이지만 인류의 생명적 미래는 완전히 달라진다. 과연 어느 정도로 차이가 날까?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이 채택될 당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는 각국이 지구 기온 상승률을 2도 이하로 묶으면서 동시에 1.5도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2도와 1.5는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러한 이정쩡한 이중적 입장으로는 인류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본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지구의 온도는 2030년~2052년 사이 산업혁명 이전에 견주어 1.5도 (현재 기온 대비 0.5도) 오르게 된다. 온도 상승 폭을 0.5도로 묶을 수 있는 시간이 12년~34년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 8일 인천 송도에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채택한 특별보고서의 내용이다.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온난화 1.5도의 영향과 관련 온실가스 배출 경로 – 기후변화에 대한 전지구적 대응 강화, 지속가능발전, 빈곤 근절 노력 차원에서’가 보고서의 제목이다. 이 보고서는 2015년 파리협정 당시 합의된 지구온난화 목표 온도 중 1.5도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기온 상승 폭을 현재보다 0.5도 이내로 제한하면 1도 상승하는 것에 비해 여러 유의미한 차이를 가져온다. 식수 부족으로 고통을 받을 사람의 수가 절반으로 줄고, 열파와 스모그, 전염병 등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크게 감소하며, 해수면 상승이 10cm 낮아지고, 서식처를 잃은 척추동물과 식물의 개체수가 절반으로 줄며, 열파와 폭우, 가뭄의 발생도 감소하고, 남극 빙하가 녹는 것을 막아 산호초 대부분이 죽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말하자면, 기온 상승폭을 현재 보다 0.5도 이내로 억제하면 최소한 지금과 같은 생태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지만, 1도 이상이 될 경우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기온 상승폭을 0.5도 이내로 억제하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2030년엔 45% 줄여야 하고, 2050년엔 제로로 해야 한다. 모든 잔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대기의 이산화 탄소 제거를 통해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소요되는 온실가스 한계감축비용은 2100년까지 2도 때보다 3, 4배나 높다. 1.5도 이내의 지구 온난화를 위해 시스템을 바꾸려면 2016∼2035년 사이에 우선 매년 2.4조 달러의 총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물리적으로 1.5도 제한 목표를 달성하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 문제는 우리 자신이 이를 위해 어느 정도 바뀔 수 있느냐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수반하는 생활방식, 기술과 제도, 정책과 시스템, 대부분을 바꾸어야 한다. 그것은 근대 산업화 방식 전체를 바꾸는 것과 같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바뀌지 않으면 지구상 인류의 생존은 2100년을 넘기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조명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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