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G 스피드웨이에서 세 종류의 AMG를 경험했다.

메르세데스-AMG가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와 손을 잡고 'AMG 스피드웨이'의 막을 올리고 5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기억 속에서 잊혀질 무렵이었지만 꽤나 인상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AMG 스피드웨이에서 메르세데스-AMG가 'AMG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새롭게 런칭하고, 향후 AMG 고객 및 AMG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자동차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알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이를 알리기 위해 AMG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살짝 맛 볼 수 있는 'AMG 스피드웨이'의 시승행사가 펼쳐졌다.

AMG 스피드웨이에 마련된 세 대의 AMG

AMG 스피드웨이에 마련된 건 총 세 대의 AMG였다. 가장 먼저 이목을 끌었던 건 단연 AMG의 아이콘이나 현재 전세계 GT 레이스 무대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메르세데스-AMG GT3의 원천이 되는 'AMG GT S'였고, 두 번째는 E 클래스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AMG E 63 S 4Matic+였다. 그리고 트랙 주행은 아니지만 AMG의 정교한 움직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AMG CLA 45 4Matic 또한 현장에서 대기 중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세 차량을 모두 경험해보고 그 소감을 정리해본다.

작은 차체를 다루는 즐거움, AMG CLA 45 4Matic

짐카나 코스에는 컴팩트한 고성능 모델, AMG GLC 45 4Matic이 자리한다. 메르세데스-AMG의 다양화를 알리는 모델이면서도 또 '다운사이징 AMG'를 알리는 모델인 이 차량은 단연 강력한 파워트레인과 컴팩트한 차체가 선보이는 날렵한 움직임이 돋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을 가장 잘 파악하고 확인하기 좋은 주행이 단연 짐카나다. 가속과 감속, 조향 등을 경험하며 원선회와 긴급 차선 변경 등과 같은 복합적인 움직임 속에서의 차량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AMG CLA 45 4Matic는 성공적인 움직임을 선사한다.

짐카나 주행과 함께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기민하게 RPM이 상승하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 반응은 곧바로 풍부한 가속력으로 이어진다. 특히 작은 차체를 충분히 이끄는 381마력, 48.4kg.m의 풍부한 토크 덕에 첫 번째 장애물 구간인 슬라럼 코스를 지나게 된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고, 떼고 또 밟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엔진의 반응도 무척이나 날렵하다. 여기에 AMG CLA 45 4Matic에 탑재된 7단 AMG 스피드시프트가 기민하게 반응하며 슬라럼 및 재가속 상황에서의 날렵함을 완벽히 뒷받침한다.

이러한 움직임 덕에 슬라럼 구간에서의 가속력, 재가속 상황에서 뛰어난 쾌감을 누릴 수 있다.

다만 아쉬움도 존재한다. 조향에 따른 차량의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만 타이트한 선회 상황에서는 다소 둔한 느낌이다. 아무래도 4Matic이라는 특성이 있어서 그런지 원선회와 같은 상황에서 회전 반경이 체격에 비해 다소 넓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만약 AMG CLA 45가 후륜구동이었다면 더 날렵하면서도 기민한 움직임이 연출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들었다.

하지만 네 바퀴을 최대한 활용해 차량이 가진 출력을 100%, 어쩌면 그 이상을 이끌어 낸 것 같은 기분을 즐길 수 있다는 건 분명 즐거운 일일 것이다.

편안하게 서킷을 지배하는 AMG E 63 S 4Matic+

두 번째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테디셀러이자 베스트셀링 모델인 E 클래스의 최상위 모델, 'AMG E 63 S 4Matic+'다.

세단의 차체에 AMG의 상징과 같은 AMG 63 엔진을 탑재해 경이적인 출력을 자랑한다. 이외에도 4Matic+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스러운 가속력, 안정감, 그리고 신뢰를 자아낸다. 물론 E 클래스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풍부한 편의 및 안전 사양으로 강력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사치스러운 존재일 것이다.

AMG 스피드웨이는 사실 4km가 넘는 중거리 서킷이지만 사실 워낙 오래된 서킷을 리모델링한 서킷이라 메인 스트레이트 구간이 다소 짧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AMG E 63 S 4Matic+는 이렇게 스트레이트 구간이 짧은 서킷에서도 폭발적인 출력을 십분 즐길 수 있는 가속력을 선사한다.

보닛 아래 자리한 V8 4.0L 바이터보 엔진은 최고 571마력과 최대 76.5kg.m의 토크를 과시하며 무심할 정도로 AMG 스피드웨이의 노면을 물어뜯는다. 이와 함께 평소에는 고요했던 실내 공간에는 강렬한 V8 사운드가 쏟아지며 달리는 즐거움을 100% 즐길 수 있다.

AMG E 63 S 4Matic+의 움직임은 세단의 여유가 확실히 드러난다. 차량의 전장이 길고, 또 휠베이스가 긴 편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것이라 할 수 있다. AMG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데일리카로 활용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이를 확인하고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자 차량의 성격이 돌변한다. 직선 구간에서는 약간의 견고함이 느껴지지만 확실히 안정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하지만 제동과 코너를 파고느는 순간에는 여느 고성능, 스포츠 모델이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견고하고 단단한 질감을 과시한다.

출력을 확실히 억제하는 제동력, 육중한 체격에 대한 여유를 과시하는 하체를 앞세우고 코너를 파고들면 무게와 체격이 다소 느껴지는 롤링현상이 발견되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실제 처음에는 불안감을 느끼더라도 잠시 후라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듯 '오버 스피드'가 아니라면 언제든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넉넉한 체격을 갖춘 세단인 AMG E 63 S 4Matic+는 일상은 물론이고 서킷 주행까지도 언제든 탐낼 수 있는 존재였다.

서킷의 지배자, AMG GT S

마지막 주자는 바로 GT 레이스를 지배하는 AMG GT3 레이스카의 기반과 같은 AMG GT S였다. 날렵한 차체와 낮은 무게 중심, 강력한 출력과 후륜을 기반으로 하는 드라마틱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갖춘 차량이라 이번의 주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주인공과 같은 존재라 할 수 있었다.

기어 레버를 옮기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즉각적이고 폭발적인 힘이 느껴진다. 긴 아스팔트 위에 있던 AMG GT S가 잠시 움찔거리더니 압도적인 가속력으로 눈 앞의 코너와의 공간을 단축시켜 버린다. 이는 최고 출력 522마력과 68.2kg.m의 토크를 내는 V8 4.0L 바이터보 엔진의 힘이다.

단순히 출력이 뛰어난 것 외에도 AMG GT S 쿠페의 시트 포지션이 낮아 그 속도감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지만 견고한 시트 덕에 불안감은 쉽게 느낄 수 었다. 대신 질주하는 상황 속에서 느껴지는, 마치 인간의 도전 의지를 자극하는 사운드와 고 RPM 영역에서의 맹렬한 피드백은 여느 차량에서 쉽게 느낄 수 없는 감성적인 만족감을 선사한다.

움직임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구심조차 느끼기 어렵다. 조향에 대한 차량의 반응은 그 어떤 AMG보다도 날카롭고 기민하다. 전륜의 움직임,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후륜의 추종성 또한 소름이 돋는 수준이다. 덕분에 AMG 스피드웨이 중반부에 만날 수 있는 백 스트레이트 구간, 블라인드 코너 및 롤러코스터 구간에서도 아무런 부담감 없이 과감히 코너를 향해 AMG의 콧등을 내던질 수 있었다.

고성능 차량을 서킷에서 달리게 하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또 반대로 차량 역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AMG GT S 쿠페는 그에 걸맞은 준비를 선보였다. 실제 AMG 스피드웨이의 연이은 고저차 코너 속에서 견고한 차체와 호흡을 맞추는 뛰어난 서스펜션 시스템은 언제든 네 바퀴를 노면에 밀착시킬 수 있고, 운전자는 코너 탈출과 함께 즉각적인 가속을 이어갈 수 있었다.

AMG GT S와 함께 오랜 시간을 달리지 못했지만 AMG GT S의 가치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더욱 기술적을 변화된 테크니컬한 서킷에서 드러나는 AMG GT S의 드라이빙은 그 어떤 차량과 비교하더라도 강렬하면서도 기술적으로 견고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라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움직임 덕분일까? AMG GT S는 마치 AMG GT3가 전세계 모터스포츠를 무대를 호령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걸 알려주는 것 같았다.

AMG 스피드웨이에서 만난 세 종의 AMG는 모두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매력적인 차량을 서킷에서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 더욱 만족할 수 있었다. 이제 새롭개 운영될 AMG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통해 이 즐거움을 더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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