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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기름탱크 화재, 소화장치 고장으로 피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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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기름탱크 화재, 소화장치 고장으로 피해 커졌다

입력
2018.10.08 18:45
수정
2018.10.0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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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7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송유관공사 저유소에서 휘발유 탱크 폭발사고 후 대형 화재가 발생, 소방헬기와 관계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7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송유관공사 저유소에서 휘발유 탱크 폭발사고 후 대형 화재가 발생, 소방헬기와 관계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7일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목격된 경기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 저유소 탱크 폭발 화재 당시 소화장치 고장으로 초기 진압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송유관공사는 8일 “폭발로 저유조 덮개(콘루프)가 날아가 저유소 내 폼액 소화장치와 충돌하면서 소화 시설이 정상 작동 못했다”고 초진 실패 이유를 밝혔다. 폼액장치는 폭발 사고 시 폼액을 분사해 화재를 막는 소화설비다.

폭발 여파로 날아간 콘루프가 떨어지며 한쪽 소화설비 건드려 장치 두 개 중 하나가 망가져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머지 장치도 폼액 설비가 찌그러지며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송유관공사 관계자는 “만약 폼액 투입 장치가 정상 작동했다면 질식소화 방식으로 초기 진화에 성공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번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탱크에 저장된 휘발유 440만ℓ 중 266만ℓ가 불에 타 43억5,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인근 10여개의 유류저장탱크로 옮겨 붙는 최악의 사태는 면했지만 발생 17시간이나 지난 이날 오전 3시58분쯤 겨우 완전 진화되면서 유해 가스에 대한 불안감은 줄지 않고 있다.

특히 화재 당시 서울에서까지 관측될 정도의 불기둥이 치솟고 매캐한 연기에 악취 피해까지 입은 데다 외출자제 등의 긴급재난문자까지 받아 우려의 목소리는 적지 않다. 강태우(48)씨는 “주민들은 유독물질 배출 공포에 떨고 있는데, 정작 안전 매뉴얼조차 없다”며 “그냥 앉아서 당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7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송유관공사 저유소에서 휘발유 탱크 폭발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헬기와 관계자들이 불을 끄고 있다 서재훈 기자
7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송유관공사 저유소에서 휘발유 탱크 폭발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헬기와 관계자들이 불을 끄고 있다 서재훈 기자

고양 저유소(14만1,634㎡)처럼 석유제품 임시 저장소는 전국에 4곳, 석유를 수송하는 펌핑장은 12곳에 달한다. 이번 화재로 정유저장시설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이동명 경민대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진화 당시 유류 진압용 폼 소화약제를 대량 살포했던 만큼 인체에 좋지 않은 유해물질이 상당량 배출됐을 것”이라며 “유류저장시설에 대한 화재 예방과 점검이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사고 지역의 대기질 측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날 유관기관과 함께 사고 조사에 착수했다. 화재로 이어진 폭발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저유소 주변 폐쇄회로(CC)TV까지 모두 확보해 폭발 원인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초기진화에 실패한 것이 드러난 만큼 안전규정 위반 여부도 들여다 볼 방침이다.

이와 함께 화재사고 직전 인근 500m가량 떨어진 서울∼문산고속도로 터널 굴착 공사현장에서 두 차례 발파 작업 등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 화재 사건과 관련성을 조사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기름 탱크 안 유증기가 어떤 원인에 의해 폭발했는지 규명하는 게 핵심”이라며 “발파 공사와 화재사고와의 연관성까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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