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병학 퀸미트 대표
변병학 퀸미트 대표는 “기업이 마땅히 해야 할 사회환원사업으로 한국 최초의 정육대학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변 대표 제공

“예전에는 돈만 쫓았는데, 이제는 삶의 의미에 더 큰 가치를 두게 됐죠.”

20대에 정육사업을 일으켜 큰돈을 벌며 성공한 청년 사업가가 된 변병학(39) 퀸미트(경기 화성시) 대표는 예기치 않은 교통사고를 당한 후 인생이 180도 달라졌다.

혈기왕성한 28살에 육가공전문기업을 세운 그는 한때 연 매출 150억원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성공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5년 경기 안양에서 자신의 SUV차량을 몰고 가던 중에 중앙선을 넘어온 트레일러와 정면충돌하는 큰 사고를 당한 이후 신체 모든 뼈가 산산조각 나는 등 식물인간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3개월 간 생사의 사투를 벌였다. 잘나가던 청년 사업가가 나락으로 떨어진 순간이었다.

중환자실에서 나온 이후에도 팔다리를 쓸 수 없는 전신마비 신세가 돼 재기의 희망은 없어 보였다. 실낱 같은 희망을 안고 아주대 병원으로 옮긴 그는 이국종 외상외과 교수의 치료를 받으면서 재기의 투혼을 불살랐다.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며 늘 옆에서 응원해준 이 교수의 말은 그에게 큰 힘이 됐다. 그렇게 사고 1년 반 만에 가까스로 건강을 회복했고, 주저 없이 회사로 복귀했다. 지금도 당시 사고 후유증으로 다리 한쪽이 불편하다.

변병학 퀸미트 대표(오른쪽 7번째)가 직원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변 대표 제공

변 대표는 “예전에는 무조건 돈 많이 벌어 인생 즐기며 사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면 교통사고 이후에는 삶의 가치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며 “삶이 바뀌니까 인생의 목표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가 경영에 복귀한 뒤 회사 운영은 확 달라졌다. 친환경 사료와 약초만 먹여 키운 돼지만을 취급하고, 이력관리 등의 엄격한 품질관리 시스템도 갖췄다. 이익 추구만이 아닌 기업의 책임을 다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무장한 것이다. 회사 경영 전반에 직원들을 참여시켜 구성원의 주인의식도 높였다.

더 나아가 한국 최초로 ‘정육대학’을 세우리라는 목표도 세웠다. 김상돈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전 홍보전략실장과 해당 분야 교수, 전문가 등 8명이 참여하는 한국정육대학설립 추진위원회를 꾸려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달에는 화성시 기천저수지 근처에 학교부지 9,900㎡도 매입했다. 그가 꿈꾸는 정육대학은 한국승강기대학, 한국골프대학 등과 같은 특성화 대학의 형태다. 내년까지 관련 계획서를 수립한 뒤 교육부에 대학설립 인가신청을 내는 게 목표다.

변 대표는 “기업이 마땅히 해야 할 사회환원사업으로 정육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 최초로 정육대학을 세워 바른 육류를 생산하는 교육부터 미래의 육가공전문가를 양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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