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사립 유치원장들의 반발로 15분 만에 중단됐다. 원장들은 전날부터 주최자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에 전화와 문자를 집중적으로 보내며 토론회 취소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토론회장에 몰려와 집단행동에 나섰다.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주최로 열린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박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반대하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회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립 유치원장 측 이덕선 한국유아정책포럼 회장은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토론회 제목부터 자극적이고 모든 유치원 원장을 비리 원장으로 매도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이 회장은 “박 의원이 노이즈 마케팅에 (토론회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이 사립 유치원 92곳을 점검해 절반 이상(54곳)이 적발된 것에 대해 “감사 담당자가 감사 공무원이 아닌 시민 감사관이었다”며 전문성 결여를 지적했다. 또한 “추진단이 검찰에 고발한 것 대부분이 무혐의로 판결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용진 의원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 회장의 주장을 “억지춘향, 침소봉대”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추진단 점검결과 △A유치원 원장 및 설립자의 외제차 보험료 1,400만원 △B유치원 원장 아들의 대학 등록금과 연기 아카데미 수업료 등 3,900만원 △C유치원의 교사 선물용 명품 가방 구입비 약 5,000만원 등이 부당하게 유치원 계좌에서 지출된 사례를 들면서 이 회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박 의원은 “극히 일부만을 확인했는데도 이렇게 심각하게 나왔다”면서 “어떤 대안이 필요한지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고발 사례에 대한 무혐의 처분에 대해서는 “입법 미비 때문”이라면서 “지원금 형태로 나가고 있기 때문에 (무혐의가) 되는 것이지 보조금 형태로 나갔으면 전부 횡령죄로 처벌됐을 것”이라고 맞섰다. 박 의원은 “(원장) 본인들은 ‘유치원은 내 재산이다’라고 이야기 한다”면서 “학원처럼 운영하고 싶은 것 같은데 국민적 공감대가 전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사립 유치원장들은 국립 유치원에 비해 정부 지원이 매우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매달) 누리과정 22만원, 방과 후 수업 7만원 등 29만원. 교사 처우비가 1인당 최고 52만원, 급식 지원비가 아동 1인당 5만2,000원, 교재 구입비, 학급 운영비 다 따로 받는다”며 “전체적으로 2조원, 경기도에서만 5,237억원이 나간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토론회를 다시 열 계획도 밝혔다. 그는 “국정감사 이후 토론회를 개최할 테니 이번에는 반드시 참여해 대안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사립 유치원 측에 제안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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