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185. 5개월 추정 푸들 ‘보담이’

지속적 학대를 받아오던 보담이는 다른 개가 짖거가 조금만 큰 소리가 나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등 아직은 심리적 안정이 필요하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추석 명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 23일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는 학대를 당하는 강아지의 구조를 요청하는 다급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가정집 앞에서 강아지가 탈진한 상태로 쓰러져 있는 것을 제보자가 발견하고 사진을 촬영해 동물자유연대에 도움을 요청한 겁니다.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은 학대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난 데다 무엇보다 강아지의 생사를 우려해 확인에 나섰습니다.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이 현장에 도착하니 경찰들과 지역자치단체 공무원들도 출동한 상태였습니다. 강아지를 구타하는 소리를 들은 주민들이 잇따라 제보를 한 겁니다. 긴 기다림 끝에 개 소유주는 집 문을 열었고 활동가들과 주민들은 강아지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강아지는 살아있었지만 딱 봐도 매우 겁에 질려있는 상태였고, 건강상태도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개 주인이 강아지를 내려놓자 강아지는 활동가들에게 기대 숨기도 했습니다. 활동가들이 강아지에게 물을 주니 얼마나 목이 말랐는지 종이컵 2컵을 한 번에 마셨다고 합니다. 활동가들은 이후 강아지를 급하게 근처 동물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지난달 23일 구조자들이 방문하자 보담이는 주인이 아닌 구조자들 뒤로 숨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강아지가 학대를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주민들의 제보에 따르면 강아지에 대한 학대는 지난 8월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낮과 밤을 구분하지 않고 끝없이 구타하는 사람의 목소리와 강아지가 고통에 울부짖는 소리를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도 개 소유주는 “외출을 다녀오니 강아지가 똥과 오줌으로 집안을 더럽혀서 몇 대 쥐어박았을 뿐이다”, “강아지가 아래로 떨어져서 위로 던졌을 뿐이다”라는 얘기를 했을 뿐 학대를 인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모든 증거와 증언이 준비되는 대로 개 소유주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할 예정입니다.

병원에서 강아지의 상태를 검진한 결과 강아지는 왼쪽 앞다리, 양측 뒷다리의 반응이 떨어졌고, 눈 양측 결막에 출혈이 있었습니다. 외부충격으로 인한 뇌진탕을 겪고 있는데다 영양실조까지 겪고 있었습니다.

보담이는 구조후 치료를 받고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강아지는 처음에는 제대로 일어나거나 걷기 조차 힘들었는데요 다행히 건강을 빠르게 회복했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퇴원해 지금은 동물자유연대 반려동물복지센터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보담이(5개월 추정ㆍ수컷)이라는 이름도 얻었습니다. 이제는 밥도 금방 먹을 정도로 식욕도 되찾았다고 해요. 구타로 인해 생긴 고개가 돌아가는 증상도 점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추후에 다른 신경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상황이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갈색털이 복슬복슬한 보담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장난감을 좋아하는 영락없는 개린이 보담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보담이는 사람으로부터 학대를 받았음에도 사람을 무척 좋아한다고 합니다. 사람만 보면 안아달라고 조른다고 해요. 어린 강아지답게 호기심도 많고 사람을 가리지 않고 쫓아 다니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개 친구들과는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개가 짖거나 조금만 큰 소리가 나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등 큰 소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조은희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는 “보담이가 심리적으로 불안해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집을 비우는 시간이 길지 않은 분이 입양을 했으면 한다”고 말합니다. 지금 성격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보담이가 지금은 다른 개 친구들과 잘 지내지는 못하지만 비슷한 체구의 사회성 좋은 반려견 가족이 있다면 보담이가 옆에서 배우면서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조 활동가의 설명입니다.

다른 개 친구들은 무서워하지만 학대에도 사람은 무척 따르는 보담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태어나자마자 사람으로부터 구타를 당해온 보담이. 그럼에도 사람을 여전히 잘 따르면서 안아달라고 조른다는 게 더욱 안쓰럽습니다. 보담이가 아직은 겁이 많고 조금은 사회성도 부족하지만 시간을 갖고 기다려주며 함께해줄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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