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연구진 "140/90→130/80 이하로"

고혈압 진단 기준을 미국 수준으로 강화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21%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고혈압 진단 기준(140/90㎜Hg 이하)을 최신 미국 진단 기준(130/80㎜Hg 이하)으로 강화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21%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9월호에 실렸다.

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는 지난해 11월 고혈압 진단기준(수축기/이완기 혈압)을 140/90㎜Hg 이상에서 130/80㎜Hg 이상으로 강화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강시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이지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심장내과 교수와 함께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30세 이상 성인 1만5,784명의 고혈압 유병률, 2002~2003년 고혈압 진단을 받고 약을 먹는 30세 이상 37만3,800명의 이후 평균 11년 간 주요 심혈관질환 발생 여부를 추적 조사해 이 같은 결론을 내놨다.

연구 결과, 고혈압 진단 기준을 미국 기준(130/80㎜Hg 이상)으로 강화하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이 30.4%에서 49.2%로 높아졌다.

다만 실제로 중증 고혈압이거나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이 진행돼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는 29.4%에서 35.3%로 조금 늘었다. 고혈압 환자는 18.8%포인트 늘어나지만, 3분의 1 정도만 약물치료를, 3분의 2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권고되는 그룹’에 해당한다.

강 교수는 “미국의 기존 가이드라인이 혈압 140/90㎜Hg 이상이면 무조건 약물치료로 혈압을 낮추라는 것이었지만 새 가이드라인은 혈압이 130/80㎜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하되 심혈관질환이거나 이 질환 위험이 높을 때는 약물치료로, 그렇지 않은 고혈압 환자는 식단조절ㆍ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으로 혈압을 130/80㎜Hg 미만으로 낮추라는 뜻”이라고 했다.

강 교수는 “140/90㎜Hg 이상을 고혈압 진단기준으로 쓰는 우리나라도 고위험군은 약물치료를 통해 혈압을 130/80㎜Hg 미만으로 관리하도록 권하고 있어 미국 기준을 도입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미국 기준으로 강화하면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21% 낮출 수 있다. 강 교수팀이 고혈압 진단을 받은 환자를 11년 간 추적 관찰한 결과, 1~2년 뒤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130/80㎜Hg 미만으로 떨어진 그룹은 140/90㎜Hg 미만으로 떨어진 그룹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1% 낮았다.

강 교수는 “미국에서 발표한 새 가이드라인은 고혈압 인식을 높이고 식습관 개선, 운동으로 예방하고 비약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고혈압은 심뇌혈관질환 콩팥질환 치매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위험인자인 만큼 일찍부터 혈압에 관심을 갖고 최적 수치인 120/80㎜Hg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미국의 강화된 고혈압 기준을 국내 적용한 시뮬레이션 결과, 유병률은 49.2%로 늘었지만 고혈압 조절률은 16.1%로 감소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2018-10-06(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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