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와 갈등, 실물경기 등 효과 미지수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게시판에 매물 현황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서울 지역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와 금리 인상 여부가 정부 부동산 정책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다주택자들의 투기수요 차단에 집중해온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와 금리 인상을 수도권 집값 안정화를 위한 추가 압박 카드로 꺼내든 까닭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고, 기준금리 인상은 실물경기 부진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추가 압박 카드가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지방자치단체가 수용을 하지 않을 경우 국토부가 보유한 그린벨트 해제 물량을 독자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앞서 국토부 직권으로 지자체 그린벨트를 강제 해제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김 장관은 또 “지난 정부 이후 지속된 저금리에 전혀 변화가 있지 않은 점이 유동성 과잉의 근본적 원인”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실상 수도권 집값 안정화를 위한 추가 압박 카드로 그린벨트 해제와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쓰겠다는 것을 공언한 셈이다.

하지만 집값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추가 압박 카드를 사용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9ㆍ21 주택공급 대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국토부와 지속적으로 충돌을 했던 서울시는 여전히 ‘해제 절대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유럽 순방 중이던 지난달 3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광화문 등 도심 업무빌딩 내에 임대ㆍ분양 주택을 만들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도심 한복판에 중산층이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크게 늘리면 집값 문제와 함께 도심 공동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다. 수도권 집값 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 내 그린벨트 해제를 요구하는 국토부에게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고도 대안이 있다는 점을 시위한 것이다.

반면 정부는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대규모 주택 공급이 있어야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지속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9ㆍ13 부동산 대책과 9ㆍ21 공급대책 발표로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멈춘 지금 상황이 서울 시내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 발표를 통해 집값 안정화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호기로 판단하고 있다. 김 장관이 그린벨트 직권 해제까지 언급하며 서울시를 압박하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서울ㆍ경기 그린벨트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전문가들은 정부(국토부)와 지방자치단체(서울시)의 대립으로 오히려 시장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인구 감소와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서울시의 주장도 맞고, 공급 부족을 주택 가격 상승 요인으로 지목하며 최소한의 공급 정책 필요성을 제기하는 국토부의 주장도 맞다”며 “다만 국민 편익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고민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문했다.

정부와 여당이 저울질하고 있는 기준금리 인상 카드 역시 집값을 잡는데 효험을 보일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저금리 기조가 집값 상승을 부추긴 면이 없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른 자산가격은 제자리인 반면 대출을 통한 갭투자가 성행하면서 서울 집값만 급등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실물경기 부진이다. 국내 경제지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부진한 수준이다. 일각에선 금리 인상이 아니라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판이다. 기준금리를 올려 실제 부동산가격을 진정시킬 수 있느냐도 미지수다. 2017년 이후 시행된 가계대출 금리 상승과 규제는 유동성 조절에 있어 2차례가량의 기준금리 인상과 맞먹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정작 서울 집값은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리를 올려도 부동산 가격이 잡히지 않으면 실물경기만 더 가라앉을 수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금리가 상승하면 일정 부분 심리가 위축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한국은행이 11월쯤 금리를 한차례 올린다고 해도 여전히 저금리 수준이라, 현재 부동산 시장에 금리 상승은 큰 변수로 작용하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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