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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했다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아직도 84%가 방사능 기준치 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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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했다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아직도 84%가 방사능 기준치 초과

입력
2018.09.30 16:15
수정
2018.09.30 18:4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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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지난 2016년 2월10일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건물들이 보이는 곳에서 도쿄전력 관계자들이 취재진에게 폐로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후쿠시마=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림1 지난 2016년 2월10일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건물들이 보이는 곳에서 도쿄전력 관계자들이 취재진에게 폐로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후쿠시마=연합뉴스 자료사진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오염수에서 정화 처리 이후에도 여전히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東京)전력은 재정화를 실시한다는 방침이지만 일본 정부는 오염수 보관이 조만간 한계에 이른다는 이유로 바다 방출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오염수 처리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아사히(朝日)신문은 29일 도쿄전력 발표를 인용해 후쿠시마 제1원전 물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처리한 물 약 94만톤 중 89만톤에 대한 분석 결과, 이 중 84%에 이르는 75만톤이 기준치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일부 탱크에선 기준치의 약 2만배에 해당하는 리터당 60만㏃(베크렐)의 ‘스트론튬90’이 검출됐다. 반감기가 29년에 달하는 스트론튬90은 체내에 들어가면 뼈에 축적되기 쉬운 성질을 갖고 있다. 그간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 처리와 관련해 타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트리튬’(삼중수소)을 제외한 62가지 방사성 핵종은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해 왔으나, 이번 발표로 주민들과 주변국들의 의구심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전력은 기준치를 초과한 원인으로 2013년 발생한 ALPS의 오류로 고농도 오염수가 정화 처리되지 못한 채 섞였으며 방사성 물질을 흡수하는 필터 교환 지연을 꼽았다. 그러나 필터 교환 시기를 재정비한다고 해도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도쿄전력은 재정화 처리 방침을 밝혔지만 현재 하루 340톤 정도밖에 처리하지 못하는 시설 용량을 감안하면 추가설비 비용과 수 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오염수가 연간 5만~8만톤씩 발생하고 이를 보관하는 원전 부지 내 물탱크 증설은 2020년에 한계에 이를 예정이다. 아사히신문은 “도쿄전력과 정부가 적절한 정보를 공개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전세계에 후쿠시마 부흥을 알리기 위해 일본 정부가 안전성을 과대 홍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이 방사능 수치를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지만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어서 위험성을 체감할 수 없다. 이들 매체는 또 ALPS를 통해 트리튬 외의 방사성 물질은 모두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방식으로, 마치 트리튬만 위험한 것처럼 사안을 축소해 온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도쿄전력은 1일 경제산업성 산하 전문가회의에 이번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문가회의는 2016년 트리튬의 농도를 묽게 해 바다에 방출하는 게 가장 빠르고 저렴한 방법이라는 평가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바다 방출을 상정해 지난 8월 주민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올해 최종 결론을 내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노자키 아키라(野崎哲)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트리튬 외에도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물질이 있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었다”며 “육상에서 보관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정부 방침에 반대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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