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184. 3개월 추정 코리안쇼트헤어

전염병을 이겨내고 이제는 사람을 좋아하고 간식을 즐길줄 알게 된 츄. 카라 제공

지난 7월초 동물권행동 카라와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캣맘으로부터 경기 안산의 한 노부부의 집에 사는 고양이들을 도와달라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고양이들이 좁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더 이상 감당이 안 된다며 고양이들을 길에 방사하려고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연을 들은 카라와 고보협은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노부부의 집을 찾았습니다. 집은 건물 8층에 위치했지만 엘리베이터부터 고약한 냄새가 났다고 합니다. 활동가들이 찾은 집 안 상태는 심각했습니다. 썩은 음식물이 방치돼 구더기와 날파리들이 득실거렸고, 고양이들은 가득 쌓인 집기 사이사이를 돌아다녔습니다. 고양이 화장실이 따로 없어서 고양이들은 소파와 이불, 가구, 바닥에 되는대로 볼일을 보았습니다.

노부부가 처음부터 고양이들을 많이 키웠던 건 아닙니다. 4년 전 고양이 3마리를 데려왔는데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아 고양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노부부가 이들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거였습니다.

구조된 직후 새끼 고양이들. 카라 제공

카라와 고보협은 고양이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구조를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구조된 고양이는 31마리. 임신 중인 한 마리가 구조 이후 병원에서 새끼 2마리를 낳아서 총 33마리가 됐습니다.

이제는 고양이들이 새 삶을 살아볼까 했던 것도 잠시.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인 고양이 범백혈구 감소증에 걸린 고양이들이 발견됐고, 치료를 시작했지만 15마리의 고양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그동안은 동물들을 관리할 수 없는 상황까지 길러 동물에게 상해, 질병을 유발시키는 이른바 ‘애니멀호더’들을 따로 처벌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1일부터는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최소한의 사육공간이 없으면 많은 수의 동물을 키울 수 없도록 하는 법이 시행됩니다. 반려 목적으로 동물에 대한 사육, 관리의무를 위반해 질병, 상해를 입힐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피학대 동물은 구조ㆍ보호조치가 가능해 졌습니다.

짜먹는 간식을 좋아하는 츄는 간식을 물고 도망가다 검거(?)되어도 간식만큼은 절대 놓지 않는다. 카라 제공/2018-09-29(한국일보)
츄는 무릎냥, 애교냥이에 대한 로망이 있는 집사에게도 어울리는 준비된 고양이다. 카라 제공

치료를 마친 18마리가 가족을 찾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서도 츄(3개월 추정ㆍ암컷)는 단연 돋보이는 캣초딩(활발하고 장난기 많은 아기 고양이를 일컫는 말)입니다. 무척 사람을 잘 따르는데요 다른 고양이들이 장난감을 쫓아갈 때 츄는 자주 보는 활동가에게 다가와서 골골송을 부르며 무릎 위로 올라온다고 합니다. 츄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모든 고양이들이 ‘애정’한다는 짜먹는 간식입니다. 간식을 먹다가 물고 도망을 가기도 하는데, 뒷덜미를 잡혀서 검거(?)되어도 이 간식만큼은 절대 놓지 않는다고 해요. 고양이 캔을 따는 활동가의 몸을 타고 올라와 어깨에서 캔 강탈을 노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고현선 카라 활동가는 “무릎냥, 애교냥, 재주 많은 고양이에 대한 로망이 있는 집사에게도 둘도 없는 고양이가 되어 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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