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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명품행정] 떡집 아줌마ㆍ60년 이발사… 당신 삶이 자랑스럽습니다

입력
2018.10.01 04:4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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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당찬 사람들'에 선정된 60년 경력의 박기택 이발사가 미용을 하고 있다. 당진시 제공
올해 '당찬 사람들'에 선정된 60년 경력의 박기택 이발사가 미용을 하고 있다. 당진시 제공

‘지역정보 제공 응용 소프트웨어(앱) 개발자’ ‘떡집 아줌마’ ‘발동기 박물관 관장’ ‘경력단절을 극복한 평생학습강사’ ‘자수성가 농민’ ‘60년 경력 이발사’.

다양했다. 순탄치 않았던 인생의 뒤안길에 담겨진 스토리에선 훈훈한 감동이 전해졌다. 충남 당진시가 자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운영 중인 페이스북과 블로그에서 올해 선정된 스타들의 얘기다. 평범한 소시민들의 인생 이야기들을 카드뉴스와 영상으로 제작, 소개하는 당진시의 ‘당찬 사람들’ 프로젝트 주인공들이다.

‘당찬 사람들’에선 매년 7명을 선정, 1~2개월 주기로 1명씩 시의 공식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2016년부터 모두 21명을 선정, 그 동안 19명의 이야기를 담은 카드뉴스와 영상이 공개됐다. 아직 소개하지 않은 2명에 대한 이야기는 연말까지 게재될 예정이다.

2016년 4월 ‘당찬 사람들’ 1호로 소개한 야생화 재배농민 고 김동석씨는 유명인사다. 실제 학위는 없지만 ‘야생화 박사’로 불린 그는 30여년간 야생화 농사에 몰입한 끝에 대량생산 공급을 이뤄냈다. 안타깝게도 최근 66세로 세상을 떠났지만 유작으로 남겨진 그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에선 성공적인 야생화 농사 과정을 만나볼 수 있다.

올해 선정된 '당찬 사람들'이 당진시청에서 김홍장(맨 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당진시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당진시 제공
올해 선정된 '당찬 사람들'이 당진시청에서 김홍장(맨 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당진시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당진시 제공

지난해 11월 소개된 ‘당진댁 허해숙(45)씨’의 이주 여성에 대한 편견과 이를 극복한 과정도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14년 전 중국에서 당진으로 시집온 허씨의 SNS엔 이방인이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 그 역할을 해내는 과정이 고스란히 포함됐다. 지도사자격증과 한국어능력시험, 운전면허증 등 각종 자격증을 취득한 허씨는 비슷한 처지의 다문화 여성 정착에도 앞장섰다.

올해 6월 게재된 60년 경력의 박기택(76) 이발사 이야기 역시 인기 작품이다. 6.6㎡(약 2평) 남짓한 이발소에서 수십 년 동안 서비스를 이어온 박씨의 사연은 누리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단골손님이 끊이지 않는 ‘사랑방 이발소’로 알려진 이발소 이야기는 아직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8월엔 연극의 불모지에서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지역극단 ‘극단 당진’에 대한 내용이 전해졌다. 2012년 창단한 이 극단이 매년 10여편의 작품과 80회 이상의 공연으로 당진을 충남 연극의 메카로 급부상 시킨 과정이 상세하게 설명됐다.

이어 추석을 앞둔 9월엔 전통 떡을 계승해온 ‘떡 명장’ 오명숙(56)씨의 이야기가 블로그에 올려졌다. 이 블로그에선 오씨의 친정이 종갓집이었던 탓에 제사와 잔치 일을 거들면서 자연스럽게 전통 떡을 만들게 된 인연도 소개됐다. 아울러 23.1㎡(약 7평) 규모의 떡집으로 3남매를 훌륭하게 키워 낸 뒷 이야기가 담겼다 이곳에선 또 오씨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전통 떡 50여가지도 만나볼 수 있다.

‘당찬 사람들’ 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당진시는 온ㆍ오프라인 시민추천 및 내부검토위원회 평가 등 선정 과정에서의 공정성을 높였다. 당진시는 또 해마다 추천인물이 늘어나면서 참신성, 혁신성, 전문성, 현장성 등의 심사기준도 강화시켰다. 선정대상자엔 지역유지와 정치인, 일반공직자 등 유력인사는 제외시켰다. 대신 3농혁신과 주민자치, 지역경제활성화, 창업 등 당진시정의 주요 방침에 적합한 성과를 일궈낸 일반시민으로 한정했다.

정성경 당진시 주무관은 “추천 후보자 가운데 ‘당찬 사람들’을 선정했지만 일반시민 모두가 자랑스러운 당진인”이라며 “각자의 영역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계시는 당진시민 모두가 ‘당찬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당진=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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