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트럼프ㆍ폼페이오, 북미 정상회담 시점 엇갈린 발언

알림

트럼프ㆍ폼페이오, 북미 정상회담 시점 엇갈린 발언

입력
2018.09.27 00:55
수정
2018.09.27 00:57
0 0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제73회 유엔총회 회기 도중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한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뒤에 앉아 발언을 듣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제73회 유엔총회 회기 도중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한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뒤에 앉아 발언을 듣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정상회담 시점에 대해 엇갈린 발언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가까운 미래에 만날 수 있다”라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린 반면 폼페이오 장관은 정상회담 시점은 “10월 중도 가능하지만, 그 이후일 가능성이 더 높다”라며 협상에 여지를 뒀다. 11월 초 열리는 미국의 중간선거를 전후해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여건도 상당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북미가 막후에서 시점과 구체적인 비핵화 수행을 놓고 회담을 조율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10월 이후 가능성 더 높아”

폼페이오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 아침 프로그램 ‘디스 모닝’에 출연해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다. 장소와 시간은 아직 미정이다. 곧 정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두 번째 정상회담이 10월에 열릴 수도 있지만 그 이후 어느 때에 열릴 가능성이 더 높다(more likely)”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우리는 정상회담에서 많은 성과를 도출할 수 있게 올바른 조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 정상 간 회담에서 미국이 추구하는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북한이 추구하는 종전선언 등 항구적 평화를 위한 조치를 교환하기 위해 막후에서 회담 조건을 맞추고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8월 말 방북을 취소하는 등, 3차 남북정상회담 직전까지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바 있어, 미국은 북미 정상회담 재개를 위해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매우 가까운 미래”

그러나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량살상무기 확산 금지를 의제로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의장국 수장 자격으로 참석하는 길에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과 매우 가까운 미래에 만날 것”이라며 “장소와 시간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지난해에 비해 진전됐다” “환상적”이라며 “그들(북한 지도부)이 북한을 비핵화하고 있다”는 말을 남겼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북미 협상에 가장 낙관적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기는 하지만, 미국이 북한이 제시하는 조건에 만족할 경우 10월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폼페이오 장관도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일관되게 비핵화를 향한 의지를 보여 왔다”라며 북미 비핵화 협상 자체에 대해서는 낙관했다.

◇회담 시점, 중간선거 전이냐 후냐

다만 대북 협상을 적극 추진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이를 최전선에서 수행히 온 폼페이오 장관이 관측한 2차 북미 정상회담 시점이 ‘가까운 미래’와 ‘10월 이후’로 엇갈린 것은, 두 시점의 가운데에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지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치에서 잇따른 스캔들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분위기를 띄우고 더 나아가 북한의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를 달성한다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반전용 카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충분한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민주당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은 10월 이후, 사실상 중간선거 이후에 정상회담을 진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반면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을 얻어내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데, 이는 임박한 중간선거가 끝나면 그 결과와 관계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동일하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엇갈린 발언은 북미 간에 정상회담 시점을 둘러싸고도 물밑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물론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가시적 성과를 내놓는다면 중간선거 이전 2차 북미회담을 미국이 수용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