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퇴출 위기 계열사에 부당 지원한 옛 동부그룹 계열사들

알림

퇴출 위기 계열사에 부당 지원한 옛 동부그룹 계열사들

입력
2018.09.26 14:38
0 0
대기업집단 동부그룹 농업부문 계열사 부당 지원 내역.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대기업집단 동부그룹 농업부문 계열사 부당 지원 내역.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옛 동부그룹(현 DB그룹) 소속 계열사들이 퇴출 위기에 빠진 다른 계열사에 장기간 자금을 부당 지원했던 사실이 적발돼 5억원에 육박하는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팜한농ㆍ동화청과ㆍ동부팜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9,3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팜한농 2억2,500만원, 동화청과 1억800만원, 동부팜 1억6,000만원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팜한농과 동화청과는 2012년 1월∼2016년 2월 4년간 자금을 저리로 빌려주거나 회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동부팜에 총 567억2,000만원을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팜한농은 동부그룹의 농업사업부문 대표사로 농업부문 수직 계열화를 위해 2011년에 농산물 도매시장법인인 동화청과를, 2012년에는 농산물 생산 및 유통회사인 동부팜을 각각 인수했다.

동부팜은 동부그룹에 인수된 직후 최대 거래업체인 대형 유통업체와의 거래단절로 매출이 전년(503억원)의 절반 수준인 327억원으로 급감하는 등 영업여건이 악화된 데다가 재무상태 부실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도 없어 심각한 경영난을 겪게 됐다. 이에 팜한농 및 동화청과는 각각 77억원과 180억원을 5.43~5.66%와 5.5~6.9%의 저리로 자금을 빌려줬다. 팜한농은 동부팜이 발행한 310억2,000만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를 역시 5%대 저금리로 인수해줬다. 당시 신용이 바닥인 동부팜에 적용되는 정상적인 은행금리는 9.92~11.87%로, 최소 30% 이상 현저히 낮은 수준의 금리로 경제상 이익을 제공받은 셈이다. 공정위는 금리차액만도 16억7,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계열사들의 지원 덕분에 동부팜은 관련 시장에서 퇴출을 모면했고, 자금력과 영업력을 회복하면서 2011년부터 5년간 이어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부도 위기에서 계열사 지원을 받아 회생했다는 얘기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 내 소속 회사들이 부실 계열사에 대해 대규모 자금을 지원해 관련 시장에서의 퇴출을 저해한 행위”라며 “대기업집단이 부실계열사 지원을 통해 그룹을 동반부실화 시킬 우려가 있는 사례를 적발해 제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동부그룹은 이후 구조조정에 돌입해 팜한농은 2016년 5월 LG화학에, 동부팜은 2016년 2월 우일팜에, 동화청과는 2016년 5월 서울랜드에 각각 매각돼 흩어졌다. 동부그룹도 작년 11월 그룹 명칭을 DB그룹으로 변경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