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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과반 실패’ 스웨덴 총리, 의회서 불신임… 정국 혼란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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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과반 실패’ 스웨덴 총리, 의회서 불신임… 정국 혼란 계속될 듯

입력
2018.09.25 20:27
수정
2018.09.2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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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가 25일 의회의 신임 투표에서 ‘불신임’이라는 결과가 나온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스톡홀름=로이터 연합뉴스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가 25일 의회의 신임 투표에서 ‘불신임’이라는 결과가 나온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스톡홀름=로이터 연합뉴스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가 25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불신임을 받았다. 이달 초 총선에서 어떤 정당연합도 과반 의석을 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중도우파 성향 야권 4개 정당과 극우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이 공조해 중도좌파 성향인 뢰벤 총리를 자리에서 밀어낸 것이다. 새로운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이 타결될 때까진 일단 그가 계속 총리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 구도 하에서 연정 논의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점치기 쉽지 않아 스웨덴 정국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BBC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뢰벤 총리는 이날 스웨덴 의회에서 전체 의원 349명 중 346명이 참가한 신임 투표에서 찬성 142표, 반대 204표를 얻어 과반을 얻는 데 실패했다. 가디언은 “뢰벤 총리는 결국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하나, 새로운 행정부가 구성될 때까진 관리인으로서 남아 있을 수 있다”며 “(퇴임 때까진)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9일 실시된 총선에서 뢰벤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 등 중도좌파 성향인 연립여당은 전체 의석 수(349석) 가운데 144석을 얻는 데 그쳤다. 보수당 등 중도우파 정당들이 참여한 야권연맹은 143석을, 스웨덴민주당은 62석을 각각 확보했다. 연립여당과 야권연맹 모두 총선 이전부터 네오 나치 운동에 뿌리를 둔 스웨덴민주당과는 연정을 구성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였기 때문에, 확실한 승자는 없는 결과였다.

이처럼 어떤 정치세력도 집권을 위한 과반 의석(175석)을 얻지 못하자 뢰벤 총리는 일부 야당들과 연정 구성 협상을 벌여 왔지만, 어떤 정당으로부터도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리고 총선이 끝난 지 3주째로 접어들면서 의회의 신임 투표에 직면했고, ‘불신임’이라는 결과를 받아 들게 된 것이다.

그러나 스웨덴의 집권 세력이 누가 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현 연립여당이든 야권연맹이든 만약 총선 공약을 깨고 스웨덴민주당과 손을 잡는다면 즉시 연정을 구성할 수 있음에도, 양쪽 모두 현재로선 그러한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뒤집어 말하면, 스웨덴민주당이 정국 운영의 ‘키’를 쥐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스웨덴민주당은 연립여당보다 야권연맹과의 연정 구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야권연맹 역시 극우정당과 함께 정부를 구성하는 데에는 정치적 부담을 느껴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최악의 경우, 다시 총선을 치러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정 구성협상이 지지부진한 정치적 교착 국면이 지속될 경우, 3개월 이내에 새로운 총선이 실시돼야 한다. 그러나 재선거를 한다 해도 어차피 각 정당의 득표수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게 뻔해 재투표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는 게 대부분의 분석가들의 전망이다. 가디언은 “모든 정치 블록 또는 지지세력들은 결국 막대한 정치적 비용이 드는 협상에 이르게 될 것이고, 따라서 협상 타결까지는 최소 수주, 아니면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웨덴 정당들은 전날 선출된 안드레아스 놀렌 신임 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연정 구성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BBC는 놀렌 의장이 야권연맹을 주도하는 보수당 소속이라는 점을 들어 “보수당 대표인 울프 크리스터슨에 총리직 제의가 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물론 뢰벤 총리에게도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뢰벤 총리는 이날 신임투표 부결 후 기자회견에서 “총리로서 계속 봉사하기 위한 좋은 기회를 보고 있다”며 연정 구성 협상을 계속 이어가 총리직을 되찾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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