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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제한구역까지 풀어서라도 학교이전 막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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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제한구역까지 풀어서라도 학교이전 막겠다?”

입력
2018.09.23 10:59
수정
2018.09.2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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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중구, 울산고 북구 이전에 구청ㆍ의회ㆍ주민 강력 반발

평생학습도시 표방, 64년 전통 중요 교육인프라 포기 못해

교육청, “법정민원사항으로 사립학교 이전주체는 학교법인”

울산 중구청이 지난 11일 울산고의 북구 이전계획에 반대한다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울산 중구청이 지난 11일 울산고의 북구 이전계획에 반대한다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울산의 종갓집’을 표방하고 있는 울산 중구가 지역 내 대표 고교인 울산고의 북구 이전문제를 놓고 크게 술렁이고 있다. 울산고 이전과 관련해 중구청에 이어 중구 주민들과 의회가 반대입장을 확고하게 밝히면서 이전문제는 새로운 양상을 띠고 있다. 울산중구는 특히 역내 그린벨트를 풀어서라도 학교 역외이전을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갈등과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울산 중구청은 64년 동안 복산2동에 위치해 온 울산고의 북구 송정지구 이전과 관련해 주민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96%가 넘는 구민이 압도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최근 밝혔다.

중구청에 따르면 교육청이 울산고의 북구 송정지구 이전을 승인한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중구민 4,28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3,583명 중 96.59%인 3,461명이 ‘반대한다’고 답했으며 ‘찬성한다’는 전체 1.62%인 58명에 그쳤다.

특히 13개 동 가운데 학성동과 다운동, 중앙동, 병영1ㆍ2동, 약사동, 반구2동 등 7개 동에서는 전체 2,133명의 응답자 100%가 반대했다는 것.

아울러 반대 의견을 낸 주민들은 “학교 이전과 같은 중대한 사안을 교육청과 재단이 지역 주민의 의견을 묻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는데 크게 실망했다”, “교육을 돈 벌이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등의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울산중구 전체가 이처럼 일개 고교의 역외 이전에 발끈하고 나선 것은 평생학습도시를 지향하고 있어 교육인프라의 중요 축인 중심 고교를 잃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울산 중구청은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인 한국동서발전과 손잡고 특강을 진행하는 등

평생학습에 행정력을 쏟고 있다.

중구청은 19일 오후 2시 한국동서발전 대강당에서 김은정 4차산업혁명강사연합회장을 초청,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과 미래직업’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중구청은 앞서 지난 12일 현영섭 경북대 교수이자 교육부 미래교육실무자문단 평생교육분과장을 초청해 ‘미래사회와 새로운 학습’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강좌를 했다.

이와 관련, 울산교육청은 사립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에서 학교 위치변경계획을 신청할 경우 교육청은 관련 법령(초중등교육법)에 따라 검토 처리하는 법정민원사항으로 사립학교를 이전 하는 주체는 학교법인이어서 교육청은 행정적으로 적법하게 처리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또 고등학교는 계열별로 일반계고, 특성화고, 특목고, 자율고 등으로 구분되며 대부분의 학생은 일반계고로 진학하고 있고, 학교별 전형을 통해 울산시 전체 학생들이 진학하고 있는 특성화, 특목, 자사고를 제외할 경우 중구와 북구의 일반계고 학교수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울산시 통계자료(2018년 7월 기준)에 따르면 현재 중구와 북구의 10~19세 인구는 큰 차이가 없으나, 향후 고교 진학 예정인 0-9세 아동은 북구가 5,000명 정도 많다고 밝혔다.

북구지역의 송정지구, 강동산하지구, 호계매곡지구, 매곡중산지구 등은 개발사업 승인 후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나 중구지역의 재개발 및 재건축 사업은 입주시기가 다소 유동적이며, 다운서사지구는 고교 시설결정지를 포함해 학생증가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청 측은 현재 북구와 중구의 일반계고 학생 수는 각각 4,784ㆍ5,241명이지

만 7년 뒤인 2025년에는 5,298ㆍ4,254명으로 역전돼 울산고 이전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중구청은 이번 여론조사를 근거로 이후 전 구민을 대상으로 대규모 여론조사를 벌이는 한편 울산고의 중구 지역 내 이전을 위한 혁신도시 클러스터 부지와 개발제한구역 등 대체부지를 물색한다는 방침이다.

혁신도시 클러스터 부지의 경우 당초 이전 공공기관과 기업 등을 유치하기 위한 용도로 현재 분양공고를 중단한 상태다. 따라서 중구청은 혁신도시발전계획 수립 용역이 완료되는 오는 10월 이후 LH가 재분양 공고에 나서면 울산시와 국토교통부 등과의 협의를 통해 학교부지로 변경을 건의할 계획이다.

또 지역 내 개발제한구역도 학교부지로 이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불가 시 울산시와 국토교통부의 심의를 거쳐 변경이 가능하도록 방안을 강구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현재 주민 자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울산고 이전 반대를 위한 서명의 결과를 받아 교육청과 울산고 재단 측을 방문 전달할 계획이다.

결국 중구청은 ‘하늘이 두 쪽이 나더라도 울산고를 놓칠 수 없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울산교육청과의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1954년 4월 개교한 울산고는 현재 전교생이 812명이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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