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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vs 구글 AI 스피커 정면대결, 한국어패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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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vs 구글 AI 스피커 정면대결, 한국어패치 승자는?

입력
2018.09.22 09:00
수정
2018.09.2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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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홈 미니(왼쪽)와 네이버의 AI 스피커 프렌즈.
구글의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홈 미니(왼쪽)와 네이버의 AI 스피커 프렌즈.

한국어 공부를 마친 구글의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홈’이 18일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구글홈은 ▦검색 포털 구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영상 플랫폼 유튜브 ▦TV화면과 연결할 수 있는 크롬캐스트 등 방대한 영역의 플랫폼을 연동한다는 점에서 한국어 기반 검색 데이터베이스(DB), 인터넷(IP)TV 연동 등을 앞세우는 국내 업체들의 강점이 모두 담겼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한국 소비자와의 자연스러운 대화 능력이다. 구글의 한국어 이해 능력을 네이버 AI 스피커 ‘프렌즈’(2017년 8월 출시)와 비교해 봤다.

구글홈 미니는 지금 음성 명령을 듣고 있다는 표시로 제품 윗면 조명을 깜빡인다.
구글홈 미니는 지금 음성 명령을 듣고 있다는 표시로 제품 윗면 조명을 깜빡인다.

사람은 상대방과 대화할 때 굳이 주어 목적어 동사를 정확히 이야기하지 않는다. AI 스피커의 문맥 이해 능력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구글홈과 프렌즈에 “요즘 인기 있는 영화가 뭐야?”라는 질문 뒤에 바로 “협상 줄거리는?”이라는 질문을 던져봤다.

프렌즈는 인기 영화 질문에는 현재 상영 영화 중 네이버 영화평점이 가장 높은 상위 3개 영화(타샤투더ㆍ협상ㆍ너의 결혼식)를 소개했다. 이후 “협상 줄거리는?”이라고 바로 물었더니 대뜸 “거래의 기술 책에서 발견하는 그는 막말을 거듭하는 허세 가득한 사기꾼이 아니라 대단히 치밀하고 집요한 협상가이자…”라는 엉뚱한 답을 내놨다.

이전 질문이 영화였으니 영화 협상을 묻는다는 걸 간파하지 못한 프렌즈가 ‘협상’과 ‘줄거리’만 키워드로 인식해 ‘거래의 기술: 트럼프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라는 책의 줄거리를 읊은 것이다. 영화 협상 줄거리가 뭐냐고 정확히 물어야만 영화 내용을 안내했다. 다만, 같은 순서로 두 질문을 세 번째 반복했을 때는 의도를 파악하고 맞는 답을 했다.

구글홈은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인기 영화 기준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고 “집 근처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인기 영화를 알려드릴게요”라며 3개(안시성ㆍ명당ㆍ협상)를 안내했다. 이어진 두 번째 질문에는 영화 협상 줄거리를 제대로 말했다.

“올해 추석이 언제야?” “내년은?” 두 질문을 이어 던졌을 때는 프렌즈와 구글홈 모두 친절하게 맞는 날짜를 알려줬다. 차이점이라면, 프렌즈는 추석 당일을 알려줬고 구글홈은 추석 연휴 기간(“23일에 시작해 25일에 끝납니다”)을 말했다. 휴일 정보만 알고 있는 듯 구글홈은 추석이 무슨 요일이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못했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홈 미니는 바닥에 전원 버튼이 있고 측면에 충전 단자 꽂는 곳과 마이크 온·오프 버튼이 달려 있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홈 미니는 바닥에 전원 버튼이 있고 측면에 충전 단자 꽂는 곳과 마이크 온·오프 버튼이 달려 있다.

검색 DB 활용 능력과 길안내에서도 두 제품은 차이를 보였다. 네이버는 단어나 개념을 묻는 질문에 국어사전 검색 결과를 읽거나 간단한 설명만 제공한다면, 구글은 위키백과 정보를 활용하거나 질문 의도를 파악하는 경향을 보였다. 길안내에서는 네이버 맵 정보를 이용해 프렌즈가 더 자세한 안내를 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구글홈의 답이 훨씬 정교했다.

반면, 음악과 같은 콘텐츠 재생 명령을 받았을 때 프렌즈는 네이버와 제휴 서비스 DB를 통합적으로 활용했고 구글홈은 유튜브 기반으로 작동했다. 구글홈이 안드로이드 OS와 연동되기 때문에 캘린더, 지메일 등과의 연동을 기대했지만 아직 연동 기능은 지원되지 않았다.

같은 질문에 대한 프렌즈와 구글홈의 답변.
같은 질문에 대한 프렌즈와 구글홈의 답변.

지난 11일 구글홈 국내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미키 김 구글 아태지역 하드웨어 사업총괄(전무)은 “구글홈을 한국에 빨리 출시하고 싶었지만 한국말 이해 능력을 키우는 준비 과정이 필요했다”며 “(기존 한국 기업 제품들과 비교해) 한국어 인식에서 큰 차이 없고 현재 준비 상태는 자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기업 중에서는 네이버를 비롯해 SK텔레콤과 KT, 카카오 등이 AI 스피커를 판매 중이다. 구글홈은 영어 버전이 처음 출시된 지 2년 만에 국내 판매에 나섰고 국내 최초의 AI 스피커 ‘누구’(SK텔레콤ㆍ2016년 9월)보다도 꼭 2년 늦은 출격이다. 구글은 구글홈과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한국 이용자와의 대화 빅데이터를 꾸준히 확보해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 전무는 “새 기능을 추가할 때마다 자동 업데이트가 진행되기 때문에 매달 좋아지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ㆍ사진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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