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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정말 달에 간 적이 없는 걸까

입력
2018.09.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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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모론 쉽게 믿는 이들, 극단적 정치성향ㆍ애착장애 있어 

달 착륙 모습을 촬영한 사진.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달 착륙 모습을 촬영한 사진.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추석에 뜬 보름달을 볼 때마다 1969년 7월20일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첫 발을 내딛으며 “한 인간에겐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겐 위대한 도약”이란 말을 남긴 닐 암스트롱의 기분이 어땠을지 생각하곤 합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이후 1972년까지 NASA 소속 우주인 24명을 달에 보냈고, 이 중 12명이 달 표면에 발자국을 찍었습니다. 벌써 50년 가까이 지난 일이지만 아직까지도 ‘달에 인류가 간 적 없다’는 달 착륙 음모론이 나오는 것도 현실입니다.

NASA의 달 착륙 사진에 대한 문제제기는 ‘공기가 없는 달에서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다’ ‘달 표면에서 촬영했는데 별이 전혀 찍히지 않았다’ ‘달 표면에 착륙선이 내려간 분사 자국이 없다’ 등입니다.

우선 성조기가 펄럭인다는 음모론에 대해 NASA는 깃발이 축 쳐지는 것을 막기 위해 깃대를 ‘ㄱ’ 자 모양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깃대를 바닥에 꽂을 때 충격으로 깃발이 움직였다는 겁니다. 달 하늘에 별이 하나도 없게 사진이 찍힌 건 태양빛을 받아 빛나는 달 표면에 카메라 노출을 맞춰서 입니다. 빛 공해가 심한 곳에서 밤하늘을 찍으면 별이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착륙선 아래에 분사 자국이 없는 건 착륙선이 위에서 아래로 곧장 내려앉은 게 아니라 나선형으로 달 주위를 돌면서 착륙했고, 그 과정에서 엔진의 추진력을 조절했기 때문입니다.

1972년 이후 40년 넘게 달에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는 화성 탐사를 목표로 달 유인 탐사를 재개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새 우주정책 행정지침에 서명했습니다. 지난 4월 NASA도 ‘달ㆍ화성 탐사’에 대한 4가지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민간 주도로 지구 저궤도 유인 탐사 △달 궤도 유인 탐사 △달 표면에 유인우주선을 착륙시켜 장기 탐사 진행 △화성 유인 탐사 등입니다.

그런데 각 종 음모론이 끊이질 않는 건 왜 일까요. 영국 켄트대 연구진은 남녀 246명(평균 연령 34세)을 대상으로 음모론을 얼마나 잘 믿는지와 불안 애착 정도가 어떻게 되는지를 조사했습니다. ‘지구를 지배하는 비밀결사조직이 있다’ ‘9ㆍ11테러의 배후는 미국 정부다’ 등 15개의 질문에 얼마나 동의(5점 만점)하는지 살펴본 것입니다. 이어 ‘배우자의 사랑을 잃게 될까 두렵다’ 등의 질문(7점 만점)을 던져 불안 애착 정도를 살폈습니다. 불안 애착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낮고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큰 증상입니다.

그 결과 불안 애착 정도가 큰 사람일수록 음모론을 잘 믿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안 애착이 어린 시절 부모와의 불안한 관계에 의해 만들어지는 만큼, 어릴 적 부모와 제대로 된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이들이 음모론에 쉽게 빠진다는 겁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올해 2월 심리학 학술지인 ‘성격과 개인차(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에 소개됐습니다. 앞서 2015년 1월에는 “정치성향이 극단인 사람일수록 음모론을 믿는 경향이 강하다”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VU대의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 ‘사회심리학과 인성과학(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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