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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남측 수행단과 손하트 사진 찍으며 “난 모양이 안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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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남측 수행단과 손하트 사진 찍으며 “난 모양이 안나옵니다”

입력
2018.09.21 15:21
수정
2018.09.21 17:5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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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의겸 청와대대변인 방북 뒷얘기 

[46] 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
[46] 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하루 더 머물러달라는 제안을 했지만, 우리 측이 사양한 것으로 밝혀졌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측 수행원과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손하트’를 그리며 사진을 찍었고, 서울 답방과 관련해 ‘태극기 부대가 반대해도 가겠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이 쌓은 신뢰를 반영하는 장면들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 같은 방북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하룻밤 더 머물 수 있으니 삼지연초대소를 비우고 준비를 했다고 한다”며 “실제 우리측에 제안했지만 우리 쪽 사정으로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20일 돌아왔다”고 말했다.우리 측은 23~27일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 준비를 위해 체류 연장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북측은 또 문 대통령이 19일 밤 평양 능라도 5ㆍ1경기장에서 관람한 대(大)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의 내용을 70%가량수정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남측에서 논란에 휘말리지 않도록 체제선전 관련 내용을 대폭 덜어낸 것이다. 김 대변인은 “북측 고위관계자가 9ㆍ9절 뒤로도 5차례 정도 이 대집단체조를 (공연)했는데 나머지 닷새동안 어떻게 이렇게 바뀌었는지 내가 봐도 신기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의 허물없는 관계는 숫자로도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2박3일 54시간 북한에 머무는 동안 김 위원장과 13차례의 일정에 걸쳐 17시간5분을 함께했다. 자는 시간을 빼면 거의 절반에 달한다. 두 정상은 모두 4번의 식사를 했고, 2번의 공식 회담을 가졌다. 백두산 공동 등반, 첫평양 대중 연설 등 숱한 최초의 기록도 남겼다.

연출된 모습만 보여졌던 김 위원장의 인간적면모가 드러나기도 했다. 두 정상과 김정숙ㆍ리설주 여사가 20일 백두산을 등반했을 때다.천지에서 김 위원장은 남측 수행단의 요청으로 손하트를그리며 함께 사진을 찍었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손하트를하고 리 여사가 손하트를 떠받드는 모습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이 김 위원장에게 손하트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자 김 위원장은 “이게 나는 모양이 안나옵니다”라고 말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했다. 이를 본 특별수행원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남쪽 사람들이 이런 모습을 보면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백두산에 따라간 특별수행원들도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가수 알리는 장군봉 인근에서 진도 아리랑을 선보였다. 그러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진도가 제 고향입니다”라고 큰 소리로 외쳐 주변에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백두산 등반 후 삼지연초대소 환송 오찬 자리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노광철 인민무력상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북측 인사들은 “여기가 백두산 아래 첫 동네다. 하늘 아래 첫 동네다”라고 소개했다. 오찬 메뉴로는 백두산 근처에서 공수한들쭉 아이스크림, 백두산 산나물, 천지 산천어 등이 나왔다. 이 자리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재용ㆍ최태원ㆍ구광모ㆍ김용환 등 4대 그룹 총수 및 전문경영인은 김 위원장에게 직접 작별의 술잔을 건넸다.

평양 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4ㆍ27 판문점 정상회담 전 출산했다고 전했다.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해서는 “김 위원장이 ‘많은 사람이 답방을 가지 말라고 하지만 나는 가겠습니다. 태극기부대 반대하는 것 조금 있을 수 있는 거 아닙니까’라고 하더라”고전했다.

방북에 동행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고위관계자가 보수야당이 방북하지 않은 데 유감을 표시했다”며 “속 좁게 왜 그러냐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김영철 부위원장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18일 저녁 만찬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러브샷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또 “과거 같으면 북에 가더라도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는데, 1시간 넘게 혼자 돌아다니다가 택시를 타기도 했다“고 평양의 달라진 분위기를 소개했다.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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