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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오토시승기] '트랙 한정'의 완벽한 M 킬러, 캐딜락 ATS-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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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오토시승기] '트랙 한정'의 완벽한 M 킬러, 캐딜락 ATS-V

입력
2018.09.21 06:52
수정
2018.09.2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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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변호사가 캐딜락의 고성능 모델, ATS-V 시승에 나섰다
강상구 변호사가 캐딜락의 고성능 모델, ATS-V 시승에 나섰다

M 킬러라는 평가를 받으며 퍼포먼스 컴팩트 세그먼트에 데뷔한 캐딜락 ATS-V의 성정이 그리 좋지 못하다. ATS-V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은 물론 해외 시장 대부분에서도 ‘뛰어난 주행 성능’에 모든 극찬을 받고 있지만 유독 판매 실적에서는 그 존재감을 제대로 과시하지 못하고 있다.

법무법인 제하 소속의 변호사로 다양한 자동차 경험을 가지고 있는 강상구 변호사와 함께 캐딜락 ATS-V의 가치와 가능성, 그리고 호평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진단해보기로 했다.

*본 기사는 녹취를 기반으로 각색되었습니다.

Q 캐딜락 ATS-V의 존재감에 대해 이야기를 해본다면?

사실 캐딜락 ATS-V의 존재감은 상당합니다. 디자인이라는 것이 원래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기 때문에 다른 시각을 갖는 분도 많겠지만 개인적으로 ATS-V의 디자인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ATS의 디자인도 우수한 편이지만 프론트 그릴이나 캐딜락 V 모델들이 과시하는 과감한 범퍼 디테일 역시 인상적입니다.

여기에 볼륨감이 돋보이는 차체와 강인한 브레이크 시스템을 살짝 비추는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이러한 기조는 후면 디자인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마치 수직으로 세워 ‘괜찮을까?’ 싶을 정도의 리어 스포일러와 날렵한 캐딜락 고유 실루엣이 조화되며 고성능 모델에 대한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완성도 부분에서는 확실한 강점을 갖췄습니다. 마감도 우수한 편이며 거슬릴 정도의 단차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좋은 만듦새를 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Q 실내 디자인은 어떨까요?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성능 모델이라고 하지만 반대로 또 컴팩트 세단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실내 공간을 아주 고급스럽게 구성할 수 없다는 걸 이해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ATS-V는 분명 ATS-V 만의 감성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그 완성도가 아주 뛰어나다고 말하긴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개선된 변화 하나하나는 마음에 드는 편이지만 아무래도 ‘데뷔한지 오랜 시간이 흐른 ATS’의 구성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블랙 하이글로시 패널을 들어내고 최신의 디자인이 반영된 CT6나 XT5의 형태로 다듬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마그네슘으로 만들고 크롬으로 씌운 패들쉬프트는 정말 매력적입니다.

Q 공간에 대한 만족감은 어떨까요?

사실 ATS가 경쟁 모델과 비교했을 때 실내 공간이 아주 넓은 차량은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는 캐딜락이 ATS-V를 개발하면서 ‘너무 과할 정도의’ 버킷 시트를 장착하는 바람에 2열 공간이 더욱 좁아졌습니다. 물론 1열 공간은 체격을 조금 가리는 편이지만 완성도 높은 시트와 ATS 고유의 안정적인 포지션 등으로 만족감을 마련했습니다.

참고로 차량을 살펴보며 트렁크 공간을 살펴보았는데 295L의 적재 공간은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트렁크의 형상이나 구성 면에서 고성능 차량에는 괜찮은 구성이라 생각하며 실제 주행, 운영을 하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습니다.

Q 본격적으로 주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ATS-V의 엔진에 대한 평가가 궁금합니다.

분명 우수한 엔진을 갖고 있지만 반대로 아쉬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V6 3.6L 트윈터보 엔진으로 최고 출력 470마력과 61.4kg.m라는 걸출한 출력을 자랑하는 ATS-V는 가속력이나 최고 속도 등 어떤 부분에서도 경쟁자들을 확실히 압도하고, 억눌러 버리는 강력함을 갖췄습니다. 실제 주행에서는 캐딜락 특유의 낮은 속도감으로 인해 그 출력의 강력함이 크게 느껴지는 편은 아니지만 거침 없이 가속하고 지치는 기색 없이 달리는 건 정말 대단합니다.

다만 존재감이라는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캐딜락 CTS-V의 경우에는 LT4 엔진이 워낙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엔진이며, 또 사운드 부분에서도 매력을 과시합니다. 그러나 ATS-V는 마치 캐딜락 내에서 통용되고 있던 일반적인 엔진을 채용한 것 같습니다. 사운드나 엔진의 반응 등이 고유한 특색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만 조금 더 강렬히 다듬어 낸다면 그 매력은 더욱 커질 것 같습니다.

Q 강력한 엔진과 호흡을 이루는 8단 자동 변속기는 어떨까요?

좋은 변속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여러 의견을 갖게 되겠지만 캐딜락 ATS-V의 변속기도 분명 좋은 변속기입니다. 차량의 내구성을 위해 다운시프트가 다소 까다로운 편이지만 기본적으로 업시프트의 기민함이 돋보이며 토크를 매끄럽게 전달하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특히 주행 도중 변속을 하더라도 차량에 불규칙한 움직임이나 불필요한 충격이 없으니 더욱 주행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변속기라 생각합니다.

Q 차량의 움직임에 대한 평가가 궁금합니다.

움직임으로만 본다면 이 차량은 나무랄 것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차량입니다. 강력한 출력이 상쇄되었다고 느낄 정도로 안정감을 제시하는 차체나 출력을 완벽히 제어하는 브레이크 시스템, 그리고 견실한 하체 셋업과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댐핑을 조율하는 MRC의 개입까지 무엇 하나 나쁜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운전자를 감동시킬 수 있는 한 방이 다소 부족한 느낌입니다. 탁월한 출력이지만 하체의 포용력 아래에 있는 파워트레인을 시작으로 딱 동급에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정도의 움직임, 그리고 여전한 명성의 MRC만이 있다는 것 입니다.

이러한 구성은 서킷에서 랩타임을 단축시키는 데에는 분명한 기여를 하겠지만 운전자에게는 다소 심심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포용력이 워낙 뛰어난 차체와 하체, 그리고 MRC로 인해 운전자의 작은 실수로 예기치 못하는 스릴감을 느낄 여유도 없고 넘치는 힘도 운전자에게는 매끄러운 전개 정도로만 전해지니 운전자가 즐길 수 있는 ‘아드레날린 분비’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ATS-V가 BMW M3, BMW M4 쿠페보다 더 빠르고 강력한 주행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고 또 확신하고 있지만 그 안전선 밖을 오갈 수 있는 여력으로 재미를 연출하는 BMW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제가 랩타임을 내기 위해 열을 올리는 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

Q 캐딜락 ATS-V에 대한 총평을 부탁드립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캐딜락 ATS-V는 정말 잘 만들어진 차량임에는 분명합니다. 다만 차량의 성향이 지극히 ‘트랙 위의 랩 타임’에 집중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수한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동급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힘이 넘치고 또 극한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서킷’에서도 MRC를 기반으로 하는 탁월한 조율 능력으로 경쟁자들을 압도한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 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장을 이끄는 ‘BMW M3(혹은 M4 쿠페)보다 매력적이냐?’라는 질문에는 다소 회의적인 것 같습니다. M 킬러로서 M3를 압도하는 건 사실인데 그 무대가 일상이 아닌 서킷에 한정되어 있다는 것 입니다. 향후 데뷔할 CT4 그리고 그 CT4의 V 사양에서는 ‘일상 속에서의 즐거움’까지도 느낄 수 있는 존재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M 킬러라는 타이틀은 맞았습니다. 다만 소비자들은 서킷에서만 M을 이기는 존재가 아닌 서킷은 물론이고 일반적인 도로 위에서도 M을 이기는 M 킬러를 바라고 있습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취재협조 – 법무법인 제하 강상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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