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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협상 장소로 IAEA 위치한 빈 선택… 확고한 핵 검증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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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협상 장소로 IAEA 위치한 빈 선택… 확고한 핵 검증 의지

입력
2018.09.20 18:27
수정
2018.09.20 19:4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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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AF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AF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북미간 비핵화 실무 담판 장소로 지목한 오스트리아 빈은 핵 검증을 담당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곳이다. 빈 협상의 목표가 ‘IAEA을 통해 비핵화 검증’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미국 입장에서는 이 곳보다 상징적 장소는 없다. 그래서 IAEA와 오랜 악연을 갖고 있는 북한이 빈을 협상 장소로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IAEA는 핵의 군사적 사용을 감시하는 핵심 검증 기구로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실행기구 성격을 띠고 있다. 1974년 IAEA에 가입한 북한은 1985년 NPT 가입에 따라 IAEA의 사찰 대상이 됐다. 북한은 1992년 IAEA에 핵 물질을 처음 신고했으나, ‘허위 신고’로 의심 받으면서 IAEA의 특별 사찰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북한이 이를 거부하고 끝내 NPT를 탈퇴하면서 1993년 1차 북핵 위기가 터졌다. 2005년 9ㆍ19 공동성명 채택 이후 진행되던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도 IAEA 사찰은 북미간 갈등 요소였다.

과거 북한 비핵화 과정이 사찰 검증 단계에서 번번히 고비를 맞았던 점에 비춰 미국은 IAEA가 있는 빈을 협상 장소로 택해 이번 협상의 핵심 이슈가 핵무기 및 관련시설에 대한 검증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북한이 ‘영변 핵 시설 영구 폐기’ 카드를 던진 만큼 IAEA를 통한 폐기 검증을 확고히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19일 성명에서 "남북 정상이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며 IAEA의 역할을 직접 거론했다. 북한의 NPT 및 IAEA 복귀까지 염두에 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탈퇴하긴 했으나, 미국은 이곳 빈에서 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러시아ㆍ중국 등 6개국과 함께 장기간 협상을 거쳐 이란과의 핵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2015년 타결하기도 했다. 아울러 빈에는 북한과 미국의 대사관이 모두 주재하고 있으며 과거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의 정상회담 장소로도 종종 이용됐다.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과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1961년 빈에서 역사적인 미소 정상회담을 열었고, 1979년 지미 카터 대통령과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공산당 서기장도 빈에서 만났다.

다만 과거 미국의 대북 강경파들이 IAEA의 강제 사찰을 주장하며 북한과 마찰을 빚었던 점에 비춰 북한이 거부 반응을 보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 북미가 비핵화 협상 장소를 두고서 신경전을 벌일 수 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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