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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기 미국 기업들 “인재 확보 위해선 본사 이전도 OK”

입력
2018.09.26 16:37
수정
2018.09.26 19: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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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직장 내 전환 배치 또는 이직으로 갑작스럽게 생활 터전을 옮겨야 하는 상황은 직장인들의 큰 고민거리다. 가족관계와 자녀교육 등 생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황기를 맞은 미국에서는 그런 걱정을 잠시 접어둬도 된다. 유능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지역을 이동할 경우 보상을 확대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아틀라스반라인스의 설문조사를 인용한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고용주의 86%가 이동하는 인력에 대한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보상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65%)과 비교하면 20%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미 대출업체인 렌딩클럽은 지난해 임원 2명과 그 가족들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으로 데려오기 위해 약 640만달러를 썼다. 이 업체 관계자는 “2016년 5월 최고경영자가 떠난 이후 경영진을 새로 꾸리기 위해 취한 조치”라며 “회사의 안정성을 입증하고 주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직책에 적합한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제너럴일렉트릭(GE)은 4명에게 재배치에 대한 보상으로 424만달러를 지급했고, 캐터필라는 5명에게 266만달러를 썼다. 헤드헌팅업체인 프레스턴앤파트너스의 헤이스 릴리는 “직장 이동을 요구받은 유능한 관리직들은 이제 사용자에게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는 협상력을 지니게 됐다”고 말했다.

핵심인력들의 마음을 얻어내려는 사측의 전략은 다양하다. 프리맨뷰티를 인수한 옐로우드파트너스는 코네티컷주 뉴케이넌에 살던 존 아첸바움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기반을 둔 프리맨뷰티의 최고경영자로 일하도록 하기 위해 극진한 배려를 하고 있다. 아첸바움의 아내가 뉴케이넌에서 비영리기관을 운영하고 있어 가족 전체가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가는 게 어렵자, 아첸바움에게 장거리 통근 수당을 지급하고 한 달에 3일은 뉴케이넌에 있는 자택에서 재택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최고경영자를 데려오기 위해 아예 본사 사무실을 이전한 곳도 있다. 미국의 멕시칸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치포틀은 경쟁사인 타코벨의 브라이언 니콜을 최고경영자로 데려오기 위해 애리조나주 덴버에 있는 본사를 니콜의 집이 있는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로 이전하게 했다. 니콜은 취학 자녀 3명의 학교 문제로 이직을 주저하다 치포틀이 사무실 이전을 결정하자 이 자리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기업들은 주택 계약 기간을 연장해주거나 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금을 대주기도 한다.

물론 이런 기업들의 혜택 확대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의결권 행사 자문기관인 ISS는 “성과와 연계되지 않는 혜택은 과도한 이익 배당”이라며 경계했다. 한 컨설팅회사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재배치에 따른 보상 문제에 점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비판을 불러 일으키지 않는 방식으로 합리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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