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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순환출자 고리 완전히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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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순환출자 고리 완전히 끊는다

입력
2018.09.20 19:03
수정
2018.09.20 22:3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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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준 기자
신동준 기자

삼성화재와 삼성전기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 주식 전량 처분에 나섰다. 매각이 성사되면 삼성그룹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끊어진다.

삼성화재해상보험은 20일 이사회를 열어 자산운용의 수익성 향상을 위해 보유 중인 삼성물산 주식 261만7,297주를 3,284억7,000만원에 처분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기도 같은 날 이사회를 거쳐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를 6,425억원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전기의 지분 매각 목적은 투자재원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이다. 삼성전기 이사회는 이날 중국 톈진(天津) 생산법인에 자동차 전기장치부품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공장 신축에 5,733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화재와 삼성전기가 소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모건스탠리 등이 주관하는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된다. 처분 예정일은 21일이다. 투자자가 나타나 매각이 성사되면 삼성화재와 삼성전기의 삼성물산 지분은 모두 0가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삼성물산이 인수할 가능성은 없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지난 4월 삼성SDI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매각한 삼성물산 주식 404만2,758주를 매입한 것도 기관투자자였다. 삼성그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로는 매각 주식이 시장으로 흘러가 기관 투자가들이 주로 매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그룹에는 4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남아 있다. 모두 삼성물산을 거치는 고리라 이번 매각이 끝나면 4개의 고리가 모두 해소된다. 삼성화재(1.38%)와 삼성전기(2.64%) 지분이 빠져나가도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 경영권에는 별 영향이 없다.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은 지난달 말 기준 삼성물산 지분 17.23%를 보유했고, 이건희 회장(2.86%) 등 특수관계인 우호지분을 합치면 지분율은 여전히 30%가 넘는다.

삼성그룹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뒤 삼성SDI가 삼성물산 주식 904만주 중 500만주를 처분하며 7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장이 바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12월 “기존 공정위 해석이 잘못됐다”며 “삼성SDI는 나머지 404만주도 매각해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공정위가 올해 2월 ‘합병 관련 순환출자 금지규정 해석지침’(순환출자 가이드라인)을 변경하자, 삼성SDI는 삼성물산 주식을 모두 처분해 7개 중 3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었다. 이어 이번에 삼성화재와 삼성전기까지 삼성물산 주식을 모두 매각하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삼성에 요구해온 지배구조 개선의 첫 번째 숙제를 완수하게 된다.

하지만 두 번째 숙제는 해결이 쉽지 않다. 남은 과제는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 차원에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7.92%) 해소다. 김 위원장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2%라도 매각을 하라고 삼성에 제안했고, 삼성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국회는 현재 보험사가 보유할 수 있는 계열사 주식을 현재의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총자산의 3%까지만 허용하는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을 고려할 때 이 규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는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대부분을 매각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삼성전자 경영권 유지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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