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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식품 등 간편식으로 한층 홀쭉해진 한가위 차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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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식품 등 간편식으로 한층 홀쭉해진 한가위 차례상

입력
2018.09.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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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조미희(56)씨는 추석을 앞두고 “이번 명절에는 음식 준비를 최소화하겠다”라고 가족들에게 선언했다. 전날 장을 보기 위해 마트를 돌아다녔는데 가격이 비싸 제대로 물건을 집을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조씨는 “지난해까지 동그랑땡, 산적, 떡갈비 등 직접 만들었지만 올해부턴 가격이 저렴한 간편식을 사서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차례상이 간소화되고 있다. 전국에서 모인 온 가족이 부엌이나 거실에 자리를 잡고 전을 부치고, 갈비를 굽고 하던 풍경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것. 간혹 시장이나 마트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사서 쓰는 곳도 있지만, 이마저도 물가가 점점 올라가면서 냉동음식 등 저비용 차례음식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추석 장보기가 시작된 20일 기준 전국 평균 배추 소매 가격은 포기당 5,920원으로 평년(최근 5년 중 최고ㆍ최소값을 제외한 3년 평균값) 대비 30.9% 올랐다. 시금치는 1㎏ 당 13,709으로 평년 대비 59.8% 비싸졌다. 추석 상차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무는 무려 74.5%나 올랐다. 사과, 배, 포도 등 과일도 1년 전에 비해 모두 20~30% 정도 비싸졌다.

이는 올 여름 폭염과 폭우, 냉해가 반복되면서 공급량이 확 줄어든 탓이다. 특히 본격 수확철인 8월말과 9월초 사이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덮쳤고 집중 호우까지 겹치면서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태풍 솔릭으로 인해 전국에서 농작물 2,916핵타르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는 이번 추석 차례상에 약 30만원이 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24만9,000만원 보다 20%나 오른 가격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간편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마트 피코크 제수음식 매출은 2014년 4억5,000만원에서 빠르게 성장해 올해 2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편의점 업체들도 모둠전, 불고기, 잡채, 나물 등 명절음식으로 구성된 도시락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홍모(45)씨는 “마트 앞에서 식재료를 한참이나 들었다 놨다 망설였다”면서 “냉동식품이나 간편식도 품질이 좋아져서 믿고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휴가 평소보다 짧은 것도 간편식 이용을 부추겼다. 지난해에는 최장 10일까지 황금연휴를 즐길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올해 연휴는 5일로 짧아졌다. 대구 서구에 사는 홍미자(55)씨는 “명절 음식을 잔뜩 해놨다가 처치 곤란인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에는 필요한 만큼만 사서 먹으니 훨씬 간편하고 좋다”고 말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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