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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백두산, 천지… 하늘도 반긴 ‘맞잡은 두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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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백두산, 천지… 하늘도 반긴 ‘맞잡은 두 손’

입력
2018.09.20 15:26
수정
2018.09.21 00: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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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서 손을 맞잡아 들어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서 손을 맞잡아 들어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백두산 천지 앞에서 두 손을 맞잡았다. 천지에 나란히 선 두 정상은 남과 북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길 염원했다. 청와대는 “두 정상에 천지를 내어준 백두산 기운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서광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3차 남북 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이날 두 정상은 이른 아침 백두산으로 향했다. 먼저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오전 7시 27분쯤 공군 2호기를 타고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약 1시간 만인 오전 8시 20분쯤 백두산 인근의 삼지연공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보다 앞서 삼지연공항에 도착해 있던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는 군악대와 의장대, 시민들과 함께 문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천지 바라보며 두 손 번쩍

환영식 직후 두 정상 내외는 준비된 차량을 타고 백두산 최고 봉우리인 장군봉으로 이동했다. 오전 9시 33분쯤 두 정상이 장군봉에 도착하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미리 도착해 있던 북측 주요 인사들이 이들을 맞았다. 두 정상은 곧장 천지가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이동해 담소를 나눴다. 또 천지를 배경으로 두 정상은 맞잡은 손을 함께 번쩍 들어 올리며 기념촬영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중국 사람들이 부러워합니다. 중국 쪽에서는 천지를 못 내려가지만 우리는 내려갈 수 있습니다”라고 말을 건넸고, 이에 문 대통령은 “국경이 어디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기도 했다. 두 정상간 대화를 듣던 리 여사가 “백두산에 전설이 많다. 용이 살다가 올라갔다는 말도 있고, 하늘의 99명의 선녀가 물이 너무 맑아 목욕하고 올라갔다는 전설도 있다”며 “오늘은 또 두분께서 오셔서 또 다른 전설이 생겼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김정은 “앞으로 남측 인원들 백두산 더 와야”

백두산 관광 얘기도 화제에 올랐다. 먼저 문 대통령이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이 오게 된다”며 “남쪽 일반 국민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도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과 해외동포들이 와서 백두산을 봐야 한다”고 화답했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김 위원장의 제주 한라산 방문 얘기로 옮겨갔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번에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말을 꺼냈고, 문 대통령도 “어제 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답해야겠다”고 언급한 것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까지 나서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 우리 해병대 1개 연대를 시켜서 만들도록 하겠다”고 농을 던지자 웃음이 번졌다. 이에 리 여사는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장군봉을 방문한 뒤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로 향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장군봉을 방문한 뒤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로 향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백두산 천지에 도착해 직접 물에 손을 담그고 있다. 문 대통령 옆 김정숙 여사의 손에 한라산 물이 담겨져 있다는 물병이 들려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백두산 천지에 도착해 직접 물에 손을 담그고 있다. 문 대통령 옆 김정숙 여사의 손에 한라산 물이 담겨져 있다는 물병이 들려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장군봉에서 대화를 마친 두 정상 내외는 오전 10시 20분쯤 천지에 발을 디뎠다. 남북 수행원단을 포함해 4인용 케이블카 총 5대가 동원된 가운데, 두 정상 내외가 두 번째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했다. 천지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케이블카에서 내려 약 300m를 걸어가 직접 천지 물에 손을 적셨다. 문 대통령은 이어 김 여사가 준비해 간 한라산 물이 담긴 생수병으로 천지 물을 옮겨 담았다. 백두와 한라의 ‘합수’가 이뤄진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한라산에도 백록담이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밑에서 솟지 않고 그냥 내린 비만 이렇게 돼 있어서 좀 가물 때는 마른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나가야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두 정상의 백두산 등반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우리 측 인사들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이 함께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으로 가기 위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삼지연공항행 비행기에 오르기에 앞서 김영남 북한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의 환송을 받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으로 가기 위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삼지연공항행 비행기에 오르기에 앞서 김영남 북한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의 환송을 받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새벽 평양 떠나며 연도 환송

한편 백두산 일정에 앞서 문 대통령은 오전 6시 39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떠나 순안공항으로 가는 길에 꽃을 든 평양 주민들의 연도 환송을 받았다.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이 연도에 늘어서 꽃술과 한반도기, 인공기를 흔들고 “조국통일”을 외치며 문 대통령을 환송했다.

순안공항에서는 평양 시민들과 함께 김영남 북한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인사들이 문 대통령 부부를 환송했다. 백두산 등반을 마친 문 대통령은 삼지연초대소에서 오찬을 가진 뒤 곧장 삼지연 공항으로 이동해 공군 2호기를 타고 이날 오후 서울로 돌아왔다. 앞서 특별수행원과 일반수행원 등은 평양으로 다시 이동해 순안공항에서 공군 1호기를 타고 귀환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ㆍ백두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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