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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ㆍ김 ‘백두산 등반’ 깜짝 결정… 날씨 좋으면 천지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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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ㆍ김 ‘백두산 등반’ 깜짝 결정… 날씨 좋으면 천지 방문

입력
2018.09.19 20:00
수정
2018.09.19 22:3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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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 백두산까지 이동 예상 경로 그래픽=송정근 기자
남북정상, 백두산까지 이동 예상 경로 그래픽=송정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함께 백두산을 오른다. 한민족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해서 ‘민족의 영산’으로 불리는 백두산을 남북 정상이 최초로 함께 오르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 역사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신뢰의 깊이를 보여주는 일이라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백미로 꼽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3차 남북 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0일 백두산에 함께 오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두 분의 백두산 방문은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여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일(20일) 아침 일찍 출발할 예정이며 구체적 일정은 현재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천지까지 가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일단 백두산 남쪽 정상인 장군봉까지는 올라갈 예정”이라며 “날씨가 좋으면 내려가는 길에 천지까지도 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장군봉은 백두산 최고 봉우리로 해발 2,750m 높이이며 천지와 남동쪽으로 맞닿아 있다. 산행 방식과 관련해 김 대변인은 “버스를 타고 산중턱까지 올라간 다음, 궤도 차량을 타고 장군봉까지 올라갈 수 있게끔 시설이 갖춰져 있나 보다”라며 “장군봉 정상에서 천지로 내려가는 길은 삭도(索道)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의 백두산 등반은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등산 애호가’인 문 대통령은 평소 북한 땅을 통해 백두산에 오르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이번 방북 전 남측 선발대가 세부일정을 조율할 때까지도 백두산 방문 일정은 포함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전날 목란관 환영만찬에서도 “내가 오래 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래킹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튿날인 19일 옥류관 오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튿날인 19일 옥류관 오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흐름상 문 대통령의 만찬 발언이 김 위원장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도 김 위원장의 백두산행 제안이 “어제ㆍ오늘 사이의 일”이라면서 “문 대통령이 평소 중국을 거쳐 천지에 오르는 방안을 수 차례 제안 받았지만, 우리 땅을 밟고 올라가고 싶다며 이를 마다해 왔다. 이런 점을 북측에서 알고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이에 4ㆍ27 판문점 회담의 깜짝 이벤트였던 ‘도보다리 회담’을 뒤잇는 ‘제2의 도보다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백두산은 판문점 회담 때부터 남북관계 개선의 상징으로 강조돼 왔다. 당시에도 군사분계선(MDL) 위에서 두 정상은 평화와 번영을 염원하는 의미로 소나무를 함께 심으며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섞어 사용했다. 두 정상의 첫 만남 때 뿌린 씨앗이 이번 평양에서 더 큰 결실로 이어진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 오르는 것은 8,000만 겨레가 함께 오른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도 이날 평양 프레스센터를 찾아 “두 정상이 백두산에 가는 것은 북측 말로는 ‘사변적’, 우리말로는 상당히 ‘혁명적’ 결정이 아닌가 싶다”며 “이 같은 결정이 두 정상간 회담 기간 동안 두터운 신뢰를 쌓았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백두산 일정에는 문 대통령과 함께 김정숙 여사와 우리 측 수행원단, 기자단도 동행한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비행기로 백두산 인근 삼지연 공항까지 이동한 다음 백두산행 차량을 탈 예정이다. 등반을 마친 문 대통령과 우리 수행단은 삼지연 공항에서 남측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때문에 환송행사 또한 백두산 인근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의 동행 여부는 미정이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ㆍ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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